입력 : 2009.11.12 03:10
명지휘자 아담 피셔…
'하이든 필하모닉' 이끌고 서거 200주기 기념 공연
난생 처음 음악회에 갔던 날… "놀람 교향곡이 소리가 너무 작네요"
"네가 커서 더 크게 연주하려무나"
꼬마 피셔는 그렇게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7일 독일 뒤셀도르프의 톤할레 극장. 무대 위로 지휘자가 올라오기 무섭게, 경쾌한 타악(打樂)의 연타가 울려 퍼졌다. 현악과 목관은 거꾸로 느릿느릿 능청스럽게 움직이며, 대조의 묘미를 한껏 살렸다. 올해 서거 200주기를 맞은 하이든(Haydn·1732~1809)의 교향곡 103번 '큰북 연타'로 막이 오른 것이다. 헝가리 출신의 명(名)지휘자 아담 피셔(Adam Fischer)가 이끄는 하이든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교향곡의 아버지'를 기리며 음악회의 문을 열었다.
피셔의 아버지는 부다페스트 방송 교향악단을 지휘했으며, 동생 이반 피셔 역시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명지휘자다. 큰아버지는 합창 지휘자, 사촌 죄르지 피셔 역시 지휘자로 활동하는 등 2대에 걸쳐 5명이 지휘를 하고 있는 '명문 음악 가문'이다. 피셔는 "피아노와 작곡도 차례로 배웠지만, 어릴 적부터 꿈은 언제나 지휘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피셔의 아버지는 부다페스트 방송 교향악단을 지휘했으며, 동생 이반 피셔 역시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명지휘자다. 큰아버지는 합창 지휘자, 사촌 죄르지 피셔 역시 지휘자로 활동하는 등 2대에 걸쳐 5명이 지휘를 하고 있는 '명문 음악 가문'이다. 피셔는 "피아노와 작곡도 차례로 배웠지만, 어릴 적부터 꿈은 언제나 지휘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하이든은 지휘의 길로 안내해준 작곡가다. 5세 때 처음 가보았던 음악회는 마침 하이든의 교향곡 94번 '놀람'을 연주하고 있었다. 꼬마 피셔는 연주회 직후 무대 뒤로 달려가 "깜짝 놀라야 하는데 소리가 작네요"라고 말했고, 지휘자는 "그렇다면 네가 자란 다음에 그렇게 하려무나"라고 말했다. 그 말은 소년에게 일종의 계시가 됐다. "소리의 크기보다는 청중을 얼마나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건 30여 년이 흐른 뒤였지요."
하이든이 궁정 악장으로 봉직했던 에스테르 하지 가문의 아이젠슈타트에서 1987년 작곡가 기념 페스티벌을 꾸리고, 동·서 유럽이 대립하던 당시 서구권의 오스트리아와 동구권의 헝가리 음악가들을 불러모아 하이든 필하모닉을 조직한 주인공도 아담 피셔다. 그는 "하이든이 활동했던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영지가 뒤에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로 나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도 악단 리허설에서는 독일어와 헝가리어를 함께 사용한다. 피셔는 "당시에는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지만, 민주화와 더불어 지금은 일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피셔는 1987년부터 14년에 걸쳐 이 오케스트라와 하이든의 교향곡 전곡(104곡)을 녹음했다. 작업이 끝나갈 무렵 녹음을 맡았던 영국 음반사 님버스(Nimbus)가 도산하는 등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브릴리언트 클래식스(Brilliant Classics)로 옮기며 대장정을 마쳤다. 피셔는 "삶이 그렇듯 하이든의 교향곡 연주 역시 온갖 부침을 거듭하는 마라톤과 같았다"고 했다.
아직도 그는 '하이든 마라톤'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 작곡가 기일인 5월 31일에는 하이든의 '천지창조'를 아이젠슈타트에서 연주했으며, 다시 하이든 주요 교향곡 녹음에 나섰다. 11월 내한 무대에서도 첼로 협주곡 C장조(협연 미샤 마이스키), 트럼펫 협주곡과 후기 교향곡 등 하이든의 곡으로만 꾸민다. 피셔는 "하이든은 우리 위에 군림하지 않고, 바로 곁에서 유머와 비극, 일상과 재치를 전해준다. 하이든 덕분에 우리는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든 필하모닉 내한 공연, 11월 25일 고양아람누리,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02)599-5743.
하이든이 궁정 악장으로 봉직했던 에스테르 하지 가문의 아이젠슈타트에서 1987년 작곡가 기념 페스티벌을 꾸리고, 동·서 유럽이 대립하던 당시 서구권의 오스트리아와 동구권의 헝가리 음악가들을 불러모아 하이든 필하모닉을 조직한 주인공도 아담 피셔다. 그는 "하이든이 활동했던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영지가 뒤에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로 나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도 악단 리허설에서는 독일어와 헝가리어를 함께 사용한다. 피셔는 "당시에는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지만, 민주화와 더불어 지금은 일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피셔는 1987년부터 14년에 걸쳐 이 오케스트라와 하이든의 교향곡 전곡(104곡)을 녹음했다. 작업이 끝나갈 무렵 녹음을 맡았던 영국 음반사 님버스(Nimbus)가 도산하는 등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브릴리언트 클래식스(Brilliant Classics)로 옮기며 대장정을 마쳤다. 피셔는 "삶이 그렇듯 하이든의 교향곡 연주 역시 온갖 부침을 거듭하는 마라톤과 같았다"고 했다.
아직도 그는 '하이든 마라톤'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 작곡가 기일인 5월 31일에는 하이든의 '천지창조'를 아이젠슈타트에서 연주했으며, 다시 하이든 주요 교향곡 녹음에 나섰다. 11월 내한 무대에서도 첼로 협주곡 C장조(협연 미샤 마이스키), 트럼펫 협주곡과 후기 교향곡 등 하이든의 곡으로만 꾸민다. 피셔는 "하이든은 우리 위에 군림하지 않고, 바로 곁에서 유머와 비극, 일상과 재치를 전해준다. 하이든 덕분에 우리는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든 필하모닉 내한 공연, 11월 25일 고양아람누리,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02)599-5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