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데뷔’ 발레리나 김주원, “연예인, 아이돌도 예술가”

  • 조선닷컴

입력 : 2009.11.09 09:03

‘월드 스타’이자 국내 발데단의 수석 무용수인 발레리나 김주원이 내년 뮤지컬 주연을 맡는 심경을 밝혔다고 9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주원은 “노래 연습 많이 하겠어요?”란 질문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에이, 노래 하라고 하면 어찌 감히 뮤지컬을 하겠어요. 이번에도 춤만 열심히 춰요”라고 말했다.

‘컨택트(Contact)’는 이상한 뮤지컬이다. 출연진들은 노래를 부르지 않고, 대사도 거의 없다. 모든 건 춤으로만 표현한다.

해외에서도 논란은 있었다. 작품은 2000년 3월 뉴욕 링컨센터에서 초연됐고, 그 해 ‘토니상’에 작품상 후보로 지명되면서 논쟁은 뜨거웠다. 결론은 “현대 뮤지컬은 형식 파괴에서 그 재미를 찾을 수 있다”로 내려졌다. 같은 해 최우수뮤지컬상·안무상·남녀조연상 등 토니상 4개 부문을 수상,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댄스 뮤지컬’이란 장르도 ‘컨택트’로부터 본격화됐다.

‘컨택트’는 미국에선 1174회나 공연됐다. 영국에서도 나름 성공했다. 하지만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가 출연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김주원은 “포스터가 발레단 입구에 붙어 있었어요. 노란색 원피스를 입은 여주인공이 한눈에 들어왔고, 궁금해서 동영상을 찾아서 보곤 바로 오디션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뉴욕의 잘 나가는 20대 청년 와일리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신비로운 여인으로 등장하는 김주원은 “우아하면서도 도도한 향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녀는 “발레도 과거엔 대중예술 아닌가요. 순수예술이니 대중예술이니 하며 장르를 구분 짓고, 무엇이 더 상위라고 생각하는 것도 난센스 같아요. 전 연예인이나 아이돌 스타도 누구보다 치열하고 철학이 있는 예술가라고 생각해요.”

2년 전 패션지에 과감히 누드 사진을 게재해 파문을 일으켰던 김주원은 최근엔 ‘사도세자’ 소울메이트-춘향’ 등 한국무용과의 접목을 잇따라 시도하기도 했다. “하나의 영역에 갇혀 있곤 싶진 않다. 그러나 도전의 기본 전제는 언제나 춤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품에서 그는 클럽에서 만난 십여 명의 남자들과 번갈아 춤을 춘다. 김주원은 “이토록 많은 남성 파트너를 한꺼번에 상대하기는 처음”이라며 싱긋 웃었다. 또 미국에선 ‘노란 원피스’역을 연기했던 데보라 예이츠가 토니상 후보에 올랐다는 말에 “어? 저도 그럼 뮤지컬 어워즈 후보 될 수 있나요. 국립발레단에서만 12년 활동했는데 신인상 가능한가요?”라고 덧붙였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