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창작 오페라가 전석 매진 기록 세웠다

  • 박원수 기자

입력 : 2009.10.22 03:25

23~24일 공연되는 '원이 엄마'… 사본 편지도 나눠줘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기간 공연될 창작 오페라 '원이 엄마'의 좌석이 모두 매진됐다. 창작 오페라에 대한 이례적인 관심이다.

대구국제오페라 조직위원회는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는 '원이 엄마'의 좌석권이 모두 팔리는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웠다고 21일 밝혔다.

이 작품은 2009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창작지원작 전국 공모 당선 작품으로, 이달 초 배경이 된 경북 안동에서 초연됐다. 초연 당시에도 자리가 거의 꽉 차는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관객들의 기립 박수가 계속되기도 했다.

'원이 엄마'의 리허설 모습./대구국제오페라축제 조직위 제공
이처럼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운 '원이 엄마'는 작품의 탄생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다.

'원이 엄마'는 경북 안동에서 발굴된 420년 전 미라(남편)와 그 시신의 품에서 나온 아내의 편지(원이 엄마의 편지), 미투리 한 켤레를 소재로 세월도 어찌할 수 없는 시공을 초월한 부부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조성룡 안동대 음악과 교수가 작곡하고, 조두진(매일신문 기자)씨가 대본을 썼다. 조두진씨는 이미 이 이야기를 토대로 소설 '능소화'를 써서 문단으로부터 절찬을 받은 바 있다.

'능소화'는 꽃이 떨어지는 순간에도 시들지 않고 그대로 떨어진다는 능소화의 모습을 따서 붙인 작품명이다.

캐스팅을 보면 원이 엄마 역에 소프라노 이태원과 류진교가 열연한다. 이태원은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하고 오페라와 뮤지컬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 류진교 역시 대구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프랑스 IRMA세계전통음악가 인명사전에 한국인 최초로 등재됐고, 미국 카네기 메인홀 공연 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박수관 명창이 특별출연해 대미를 장식한다.

조직위측은 "한국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오페라라는 찬사가 쏟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경북대 외국인 교환 학생 540명이 단체 관람을 하는가 하면, 한국에서 외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이탈리아 교사 등 많은 외국인들이 큰 관심을 보이며 예매를 해놓고 있어 '한국적 오페라'에 대한 외국인들의 높은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주최측에서는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 자막을 비롯해 일어·중국어의 대본을 별도로 준비해 배포할 계획이다. 또 관객 모두에게는 원이 엄마의 편지 사본을 무료로 나눠준다.

한편 대구에서 활동 중인 한복명장 이명자씨가 주연인 '원이 엄마'의 한복 3벌을 지어 조직위측에 기증해 또 다른 화제가 됐다.

대구오페라축제 배선주 집행위원장은 "녹록지 않은 창작오페라의 제작현실과 관객들에게도 낯선 작품이란 점 등 여러 가지 힘든 여건 속에서 이 같은 높은 관심을 보여준 것은 한국 오페라계의 큰 희망과 도전"이라며 "대구오페라축제는 이번 지원을 시작으로 매년 우수한 창작오페라를 발굴하고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