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DMC에 7.2㎞ '길거리 미술관'

  • 김진명 기자

입력 : 2009.10.12 03:01 | 수정 : 2009.10.12 07:31

공사장 가림막 대신 '예술 담장' 큐레이터 안내로 감상 여행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7.2㎞ 길이의 거리미술관이 등장해 15일 공개된다.

흉물스러운 공사장 가림막에 천연재료와 첨단 미디어 기술을 입혀 아름다운 '예술담장'으로 선보이는 미술관이다.

예술담장이래서 그저 담장에 페인트를 칠한 정도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한국큐레이터연구소장인 한미애 중앙대 조소학과 교수가 총감독을 맡았고, 전문작가 15명과 전국 15개 예술대학 졸업자들이 팀을 이뤄 작품들을 구상했다.

예술담장 주제인 '아트피아(ARTPIA)'의 모티브는 프랑스 철학자인 가스통 바슐라르(Bachelard)의 '4원소'(물·불·흙·바람)에서 따왔다.

우주 생성의 근본이 되는 4가지 원소에 빛(미디어)을 다섯 번째 원소로 얹어 새로운 자연세계를 구현하기로 구상했다.

그래서 참가 작가들은 저마다 나무·돌·철 같은 자연적 소재에 LED(발광다이오드) 스크린이나 홀로그램·조명·사진 등을 더해 담장을 꾸몄다. 이 예술담장은 앞으로 2~5년간 전시된다.

서울시는 오는 15~17일 DMC 일원에서 전문 큐레이터의 안내로 예술담장을 감상하는 '아트피아 여행길' 행사도 마련했다. 박중권 투자유치담당관은 "7.2㎞면 거리미술관으로서 세계 최장 규모"라면서 "난지도의 쓰레기산이 공원과 DMC로 거듭났듯, 보기 싫은 공사장 담장도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나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DMC 담장을 장식한 예술 작품들. 위로부터 김도영의‘바람여행’,이행균의‘바람꽃’, 박창식의‘우주로의 여행’./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