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10.07 10:56
공연가에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8년 만에 라이선스 무대를 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샤롯데씨어터)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따로 부연설명이 필요없는 작품이다. 뮤지컬의 황제, 또는 작품마다 대박을 터뜨려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이다. 흔히 말하는 '4대 뮤지컬' 목록에서도 먼저 거론되곤 한다.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런던에서 초연된 뒤 전세계에서 흥행 신화를 써왔다. 국내에서는 2001년 라이선스 공연이 성사돼 당시 뮤지컬계, 나아가 공연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을 한국에 들여온 설앤컴퍼니 설도윤 대표는 지난 1991년 뉴욕에서 이 작품을 보면서 전율을 느끼며 언젠가 꼭 한국에서 '유령'을 올리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10년만에 그 꿈을 이룬 것이다.
기자가 이 작품을 처음 본 것은 2000년 런던 허마제스티극장에서였는데 설 대표와 비슷한 감흥을 느꼈던 것 같다. 장중한 스케일에 먼저 압도됐고, 사랑이라는 '진부한' 테마를 기이하면서도 아름다운 스토리에 담는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세미 클래시컬한 톤의 유명한 테마곡이 시작되면 가슴이 쿵쿵 뛰었고, 샹들리에가 뚝 떨어지고 배가 떠다니는 무대 메커니즘이 마냥 신기했던 기억이 새롭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가를 알게 된 것은 세월이 흐른 뒤였다. 개인적인 기호가 작용했겠지만, 이후 다른 작품들을 보면서 자꾸 '유령' 생각이 나곤 했던 것이다.
올해 공연은 초연 멤버인 김소현 윤영석에 떠오르는 스타 양준모 정상윤과 일본 극단 사계에서 활약했던 최현주가 가세했다. '라스트 파이브이어스' '바람의 나라' 등에서 호연했던 '팬텀' 역의 양준모는 카리스마 넘치는 파워를 보여주고 있고, 미남스타로 여성팬이 많은 정상윤은 '라울'을 멋지게 소화해 스타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은 2001년 공연을 통해 국내 공연사에 새역사를 썼다. 국내 공연시장에서 7개월의 장기공연이 가능할까, 대작 블록버스터 뮤지컬을 소화할 역량이 있을까 등 수많은 우려를 뚫고 성공을 거뒀다. 신예 김소현을 깜짝 스타로 만들면서 이후 '뮤지컬 빅뱅'이라는 용어가 생길 만큼 뮤지컬시장이 급팽창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1년 예정으로 시작된 올해 공연은 또다른 시험대다. '유령'이 또다른 역사를 만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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