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오페라의 향연에 빠져든다

  • 박원수 기자

입력 : 2009.09.15 02:40

18일부터 44일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최

여기에는 사랑과 모략, 전쟁과 인간의 광기가 있다. '투란도트'와 '카르멘'을 만날 수 있고, 춤과 노래, 음악도 한바탕 펼쳐진다. 오페라의 매력이다.

올해로 7번째를 맞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오는 18일부터 44일간 열린다. 올해 축제는 한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불가리아, 러시아 등 국내외 14개 팀이 참가, 모두 10개의 공연을 보여 명실공히 국제적 행사로 불려질 만하다.

특히 올해는 본격적인 오페라공연에 앞서 두 편의 개막행사가 펼쳐진다. 오페라와 패션쇼를 접목한 '앙드레김 패션쇼'와,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시민들과 함께 즐기는 '오페라 열린 음악회'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공연될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대구국제오페라축제 조직위 제공
어떤 작품이 공연되나

투란도트

개막작. 푸치니의 불후의 명작이자 한국인이 특히 사랑하는 작품이다. 푸치니가 3막 일부까지 작곡하다 사망하자 그의 제자가 나머지 부분을 완성했다는 유명한 이야기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동양의 정취가 가득한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투란도트 공주와 칼라프 왕자의 위대한 사랑이야기를 소재로 한 오페라다. 중국의 장이모(張藝謀) 감독이 연출을 맡아 자금성과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각각 공연해 더욱 유명해졌다.

예술총감독은 김성빈 대구시립오페라단 단장이 맡았다. 투란도트 역에는 소프라노 이화영과 마리아나 즈베트코바, 칼라프 역에는 이병삼, 한윤석, 티무르 역에는 김요한과 이의춘, 류 역에는 박정원과 손현진이 각각 캐스팅됐다.

마탄의 사수

독일의 칼 마리아 본 베버가 작곡한 독일 정통 낭만오페라다. 명예와 사랑하는 여인 때문에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명사수가 된 주인공의 고뇌와 회한, 선과 악의 격렬한 투쟁과 순결한 사랑, 승리의 기쁨을 반영했다.

이 오페라의 서곡은 널리 연주되지만 실제 오페라가 무대에 오르는 것은 대구에서는 처음일 정도로 공연 자체는 한국에서는 드물다.

대구 공연은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이 독일 오페라의 자존심을 걸고 도전한다.

사랑의 묘약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오페라 부파는 이탈리아어로 쓰인 가벼운 내용의 희극적 오페라를 말한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환기적 시대에 활동했던 도니제티가 작곡했다.

가짜 약으로 진실한 사랑을 찾는 순수한 남자의 러브 스토리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 고양 문화재단과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 등 3개 예술단체가 컨소시엄을 이뤄 제작했다. 대형 작품을 공동으로 제작하고 축제 기간을 전후해 순회공연을 펼치는 장점을 지녔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지휘는 정치용이 맡았고, 아디나 역에는 스포라노 손지혜, 구은경, 김정아가, 네모리노 역에는 테너 나승서, 서필, 이현이, 돌카마라 역에는 변승욱, 박경종, 최웅조가 각각 캐스팅됐다.

원이 엄마

2009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창작지원작 전국 공모에서 '우수한 작품 소재'를 통해 완성 가능성이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아 선정된 작품. 원작은 매일신문 기자로 있는 조두진이 펴낸 장편소설 '능소화'다. 소설 '능소화'는 경북 안동에서 발굴된 남자 미라와 그 시신의 품에서 나온 아내의 편지(원이 엄마의 편지), 그리고 미투리 한 켤레를 소재로 부부간의 애틋한 사랑을 그리면서 인간 존재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작곡은 조성룡 안동대 교수가, 대본은 책의 저자인 조두진 기자가 각각 맡았다. 예술총감독은 박창근 안동대 교수가 맡아 예향 안동의 정취를 보여준다.

출연진의 면면은 화려하다. 여늬 역에는 소프라노 이태원, 류진교가, 이응태 역에는 테너 이광순, 장원영이, 이요신 역에는 이인철, 권용만이, 이요신 부인 역에는 소프라노 김정화, 김진정이, 이하신 역에는 테너 신동철, 송성훈이 캐스탱됐다.

카르멘

폐막작으로 올려지는 작품. 오페라의 지존 중 하나라 할 만한 너무나도 유명한 오페라다. 프랑스의 작곡가 비제가 37세 때 처음 무대에 올렸다.

스페인의 세비야를 무대로 정열의 집시 여인 카르멘과 순진하고 고지식한 하사관 호세와의 사랑을 그렸다.

러시아 레닌그라드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이탈리아 등 유럽 극장에서 '카르멘' 역을 도맡아온 에고로바 예카테리나, 소피아국립오페라단과 취리히오페라극장에서 주역으로 활동한 역량 있는 테너 보이코 즈베타노프,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성악가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개막행사-앙드레김의 '오페라 人 패션'

오페라와 패션의 아름다운 만남이다. 5가지 무대에 175벌의 의상이 선보인다. 귀에 익은 오페라가 흐르면서 5가지 스토리가 있는 무대에서 총 175작품의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포즈를 취한다.

한편 앙드레김은 개막작인 '투란도트' 공주 의상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