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9.03 06:39
지역 공연장들 뭉쳐 제작도 공연도 함께
서울 중심 구조 탈피…'사랑의 묘약' 공동 공연
'베르테르' 합동 제작 등 예산절감·캐스팅에 도움
한국의 오페라가 지방자치 시대를 맞았다.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국립오페라단과 서울시오페라단 등 철저하게 서울 중심으로 운영되던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공연장들이 활발하게 합종연횡(合從連橫)하면서 '오페라 연합군'을 결성하고 있다.
고양아람누리·대구오페라하우스·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 뭉쳐서 9월부터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을 공연장 3곳에서 연달아 올린다. 지휘(정치용), 오케스트라(프라임 필하모닉), 연출(파올로 바이오코)은 물론이고 출연진과 티켓 가격(1만~7만원)까지 모두 같다. 의정부예술의전당·하남문화예술회관·노원문화예술회관은 10월부터 마스네의 오페라 《베르테르》를 합동제작한다. 역시 프라임 필하모닉이 연주를 맡고, 지휘자 김덕기와 연출가 장수동이 합류했다. 공연장마다 한국어와 프랑스어의 2개 언어로 공연한다.
고양아람누리·대구오페라하우스·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 뭉쳐서 9월부터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을 공연장 3곳에서 연달아 올린다. 지휘(정치용), 오케스트라(프라임 필하모닉), 연출(파올로 바이오코)은 물론이고 출연진과 티켓 가격(1만~7만원)까지 모두 같다. 의정부예술의전당·하남문화예술회관·노원문화예술회관은 10월부터 마스네의 오페라 《베르테르》를 합동제작한다. 역시 프라임 필하모닉이 연주를 맡고, 지휘자 김덕기와 연출가 장수동이 합류했다. 공연장마다 한국어와 프랑스어의 2개 언어로 공연한다.
'지역 오페라 연합군'의 자신감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홍순덕 공연기획과장은 "연합을 통해 과도한 예산 부담에서 벗어나고 보다 저렴한 티켓 가격으로 지역 공연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랑의 묘약》에 투입되는 제작비는 총 8억여원으로 고양·대구·대전이 분담한다. 김홍승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지역 공연장이 혼자 오페라를 제작할 경우에는 성악가 섭외부터 어려움이 적지 않았지만, 공동제작을 통해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을 캐스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석준 고양문화재단 대표는 "내년에는 경기도의 한두 공연장이 추가로 합류할 예정이며, 오페라뿐 아니라 연극과 무용까지 공동제작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효과적인 방안이 있는데도 그동안 공동제작을 주저했던 이유는 뭘까. 조석준 대표는 "지역마다 공연장이 늘어나면서 '단독 주최' '국내 초연' 등 서로 경쟁하거나 심지어 견제하려는 심리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이나 다른 지역 공연장들과 차별화를 꾀하다 보니 적잖은 신경전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홍승 관장은 "해마다 예산 체계를 짜다 보니, 오페라처럼 규모가 큰 공연은 미리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여러 오페라 극장이 제작에 함께 참여하는 공동프로덕션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미 관행처럼 정착해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베를린 필하모닉이 매년 한 작품씩 차례로 상연하고 있는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의 경우, 프랑스의 엑상프로방스 페스티벌과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의 공동제작이다. 먼저 여름에 엑상프로방스에서 선을 보인 뒤, 이듬해 부활절에 잘츠부르크에서 재공연하는 방식이다.
음악 칼럼니스트 유정우씨는 "공동제작은 보다 많은 지역 관객에게 오페라를 선보일 수 있고, 지역 공연장으로서도 대형 프로덕션 제작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등 장점이 크다. 매년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는 데 그치지 말고, 기존 작품을 안정적으로 재공연하는 레퍼토리 시스템 정착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러 오페라 극장이 제작에 함께 참여하는 공동프로덕션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미 관행처럼 정착해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베를린 필하모닉이 매년 한 작품씩 차례로 상연하고 있는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의 경우, 프랑스의 엑상프로방스 페스티벌과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의 공동제작이다. 먼저 여름에 엑상프로방스에서 선을 보인 뒤, 이듬해 부활절에 잘츠부르크에서 재공연하는 방식이다.
음악 칼럼니스트 유정우씨는 "공동제작은 보다 많은 지역 관객에게 오페라를 선보일 수 있고, 지역 공연장으로서도 대형 프로덕션 제작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등 장점이 크다. 매년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는 데 그치지 말고, 기존 작품을 안정적으로 재공연하는 레퍼토리 시스템 정착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