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8.20 03:20
'젊음의 행진' 중 '가리워진 길'
평범한 대중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창작물이 '대중예술'이리라. 훌륭한 작품이라도 당대의 문화 수준보다 많이 앞서가면 폭넓은 사랑은 기대하기 어렵다. 일단은 먹힐 '안전빵'의 추구는 때로 표절 시비나 자기복제 등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팔려야 살아남는 대중예술이 안고 가는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친숙한 곡들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대중적으로 먹어주는' 장르다. 하지만 그 노래들을 알맞은 상황에 끼워 넣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연출 추민주)은 가사들을 바꾸기도 했고(송골매의 〈모여라〉를 지각 직전의 학생들이 부르는 〈뛰어라〉로 고친다거나), 8090 콘서트를 기획한다는 스토리 설정상 가수가 나와 노래를 하는 다소 쉬운 방법을 택했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친숙한 곡들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대중적으로 먹어주는' 장르다. 하지만 그 노래들을 알맞은 상황에 끼워 넣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연출 추민주)은 가사들을 바꾸기도 했고(송골매의 〈모여라〉를 지각 직전의 학생들이 부르는 〈뛰어라〉로 고친다거나), 8090 콘서트를 기획한다는 스토리 설정상 가수가 나와 노래를 하는 다소 쉬운 방법을 택했다.
딱히 극의 내용과 상관없다 해도 당대를 풍미한 노래들과 그 가수들을 흉내 내는 배우들을 보며 빙그레 옛 생각에 잠기는 맛도 나쁘지 않다. 물론 짝퉁의 아름다움에는 한계가 있어, 함께 간 지인의 표현처럼 "누군가 다시 그린 만화책을 보는 기분"을 주기도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1막 끝에 〈가리워진 길〉이 흐를 때는 제대로 감동이 왔다. 고교생 영심이와 경태가 "이리로 가나 저리로 갈까/ 아득하기만 한데/ …그대여 힘이 돼 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을 부르기 시작할 때부터 울컥했다. 늙고 젊은 모든 출연자가 나오며 합창하는데, 김현식 3집에서 처음 들은 후 23년이나 된 이 노래가 갑자기 쿵 심장을 쳐서 당황스럽게도 눈물이 쏟아졌다. 결코 노래를 잘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코브라를 홀리는 피리 소리처럼 묘한 음색의 소유자 유재하. 그는 어떻게 이런 곡을 썼을까. 어쩌면 아직도 이렇게 내 얘기 같을까. 도대체 왜 인생이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까.
짝퉁의 느낌은 사라지고 누가 부르건 상관없는 노래의 진실만이 극장 안을 채운다. 이런 노래를 남기고 가다니. 유재하 당신은 참 고마운 사람.
▶10월 25일까지 코엑스 아티움. (02)738-8289
하지만 1막 끝에 〈가리워진 길〉이 흐를 때는 제대로 감동이 왔다. 고교생 영심이와 경태가 "이리로 가나 저리로 갈까/ 아득하기만 한데/ …그대여 힘이 돼 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을 부르기 시작할 때부터 울컥했다. 늙고 젊은 모든 출연자가 나오며 합창하는데, 김현식 3집에서 처음 들은 후 23년이나 된 이 노래가 갑자기 쿵 심장을 쳐서 당황스럽게도 눈물이 쏟아졌다. 결코 노래를 잘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코브라를 홀리는 피리 소리처럼 묘한 음색의 소유자 유재하. 그는 어떻게 이런 곡을 썼을까. 어쩌면 아직도 이렇게 내 얘기 같을까. 도대체 왜 인생이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까.
짝퉁의 느낌은 사라지고 누가 부르건 상관없는 노래의 진실만이 극장 안을 채운다. 이런 노래를 남기고 가다니. 유재하 당신은 참 고마운 사람.
▶10월 25일까지 코엑스 아티움. (02)738-8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