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리나에 푹 빠진 90분

  • 안성=송혜진 기자

입력 : 2009.08.17 02:56

안성 서삼초교에서 무료 음악 콘서트

비가 세차게 창을 두들기는 날이었다. 아이들은 그러나 미동도 하지 않고 모여 앉아 있었다.

오카리나 연주자 양강석씨가 길게 휘파람을 불듯 연주를 시작했다. 아이들은 눈을 더욱 크게 떴다. 4학년 고운아(11) 학생이 "하…"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래?" "아름다워서요…."

조선일보와 스톰프뮤직이 함께 하는 '찾아가는 무료 음악 콘서트'. 두 번째 공연이 열린 곳은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남풍리에 있는 서삼초등학교. 전교생이 51명에 불과한 조그만 초등학교다. 본지에 나눔 콘서트를 열어 달라고 신청 사연을 보낸 서용하 교장은 "학부모 중 도시로 일하러 나가는 분이 여럿 계시다. 아이들은 보통 외가·친가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생활한다. 학생들에게 다같이 모여 음악을 듣는 시간을 나눠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12일 ‘나눔콘서트’에 참여한 경기도 안성 서삼초등학교 아이들./박동주 인턴기자(중앙대 사진과 3년)
오카리나 전문 연주자로 유명한 양강석씨는 12일 오카리나 전문 연주 단체 '양강석의 어울림밴드'를 이끌고 무대에 올랐다. '마이 하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같은 익숙한 노래가 울려 퍼지자 2층 강당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과 학부모 60여명은 숨을 죽였다. 1시간의 연주가 끝나자 양강석씨는 관객들에게 오카리나 60개를 나눠줬다. 이날 공연을 기념, 교육용 악기 제작업체 '아마빌레뮤직'이 아이들에게 무료로 선물한 오카리나다.

"자, 이번엔 다같이 해보는 겁니다. 이게 도, 이렇게 불면 레…. 아시겠죠?" 전문 음악 교육가로 10여년을 활동한 그는 곡 하나를 금세 가르쳤다. 20분도 지나지 않아 전원이 '나비야 나비야'를 합주하는 데 성공했다. 송승연(12) 어린이는 "소리가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해요. 정말 신기하네요!"라고 말하며 두 눈을 빛냈다.

연주자 양강석씨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행복했다"며 흐뭇해 했다.

공연 신청 문의 (02)2658-3546, 이메일 event@stompmus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