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8.13 03:02
이유라 "여럿이 함께하며 많은 걸 배워"
한 무대 서는 두 명의 샛별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부터 사라 장(장영주)까지 그동안 한국인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는 한 사람이 우뚝 서는 '천하 통일'의 시대였다. 하지만 최근 신아라·신현수 자매, 조진주와 최예은, 강주미와 장유진 등이 세계 유수의 콩쿠르와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그 가운데 이유라와 김수연 두 바이올리니스트가 '7인의 음악인들'에서 한 무대에 선다.
'신동(神童)'이나 '영재(英才)'라는 수식어가 붙는 연주자들은 흔히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11세에 세계적인 매니지먼트 회사 ICM와 계약했고, 2007년 미국에서 활동하는 전도유망한 젊은 연주자에게 주는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Avery Fisher Career Grant)상'을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24)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대에서 귀기 어린 카리스마를 폭발시키는 특유의 스타일로 미루어 보아 외고집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다.
하지만 9일 전화 인터뷰에서 이유라가 던진 화두는 화려한 독주(獨奏)가 아니라 아기자기하고 오순도순한 실내악이었다. 미국 말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있는 그는 "시간이 갈수록 혼자서 추구하는 독주곡보다는 하나의 목적을 향해 여럿이 함께 나아가는 실내악에서 많은 걸 찾고 배운다"고 말했다.
'신동(神童)'이나 '영재(英才)'라는 수식어가 붙는 연주자들은 흔히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11세에 세계적인 매니지먼트 회사 ICM와 계약했고, 2007년 미국에서 활동하는 전도유망한 젊은 연주자에게 주는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Avery Fisher Career Grant)상'을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24)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대에서 귀기 어린 카리스마를 폭발시키는 특유의 스타일로 미루어 보아 외고집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다.
하지만 9일 전화 인터뷰에서 이유라가 던진 화두는 화려한 독주(獨奏)가 아니라 아기자기하고 오순도순한 실내악이었다. 미국 말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있는 그는 "시간이 갈수록 혼자서 추구하는 독주곡보다는 하나의 목적을 향해 여럿이 함께 나아가는 실내악에서 많은 걸 찾고 배운다"고 말했다.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양수겸장(兩手兼將)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핀커스 주커만이나 줄리안 라흘린 같은 예외가 있지만, 젊은 연주자가 두 악기를 넘나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는 "바이올린은 어디서나 크고 두드러지기 때문에 그만큼 자기중심적이기도 쉽다. 그래서 비올라를 통해서 남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운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음악가도 러시아의 전설적 피아니스트 스비야토슬라브 리히터(Richter)다.
그는 4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일찌감치 주목받았지만 위기도 없지 않았다. "바이올린은 너무나 섬세한 악기이기 때문에 칼을 갈듯 매일 정성스럽게 갈고 닦아야 해요. 15~16세 즈음엔 게을러지고, 몸으로만 연습했던 건 아니었는지 반성도 하게 됐지요." 그는 "신동보다는 음악가가 되는 것이 중요하며, 기계적 연습보다는 마음부터 다스려야 한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그는 정명훈·김선욱(피아노), 김수연(바이올린), 최은식(비올라), 양성원(첼로)과 함께 서는 '7인의 음악인들'에서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12번과 슈만의 피아노 5중주를 연주한다.
▶'7인의 음악인들', 22일 과천시민회관, 24일 대구 계명아트센터, 23일 KBS 부산 홀, 25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02)547-5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