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젊은 연주자 활약 눈부셔"

  • 김성현 기자

입력 : 2009.07.30 02:20

세계적 지휘자 뒤투아 방한… 내달 1일 세종문화회관서 공연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영국의 로열 필하모닉을 동시에 이끌고 있는 명(名)지휘자 샤를르 뒤투아(Dutoit·73)가 29일 내한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다음 달 1일 오후 1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제1회 린덴바움 뮤직 페스티벌'에서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로 구성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말러의 교향곡 1번 등을 연주한다.

뒤투아는 먼저 취재진에게 "빨리 와서 앉아서 시작하자"고 격의 없이 말하고, 간담회 도중에는 "현악 파트에는 여성 단원들이 많은 것 같다. 한국 남성들도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배우는 게 좋겠다"고 농담을 할 만큼 거침없었다. 1974년 첫 내한 연주회를 가졌을 때, 오케스트라의 악장이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의 아버지 장민수씨였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뒤투아는 "예전에는 서양에서 활동하는 아시아인 연주자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세계 유수의 악단에서 한국을 비롯해 일본중국 출신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의 음악 발전을 곁에서 직접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직업연주자일수록 젊은 음악가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미국 커티스와 줄리아드 음악원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젊은이들과 교류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샤를르 뒤투아(Dutoit)./뉴시스
뒤투아는 미국과 영국의 대표적 명문악단을 이끄는 동시에 스위스의 베르비에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아 대륙을 넘나들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8일 내한한 그는 사흘간의 리허설을 소화한 뒤 1일 연주회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미국행(行)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뒤투아는 카리스마 넘치는 맹장(猛將)이라기보다는 숙련된 기교를 바탕으로 한 장인(匠人)으로, 특히 프랑스 관현악이나 발레 곡에서 눈부신 기량을 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뒤투아와 22년째 함께 연주하고 있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트롬본 주자 블레어 볼린저는 "뒤투아는 정확한 귀와 음감(音感)을 바탕으로 세세한 실수까지 틀림없이 모두 잡아내는 오케스트라의 대가(大家)"라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악장을 맡고 있는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김을 비롯해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 중인 13명이 합류했다. 데이비드 김은 1일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