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프] '작가의 방'에 가면 특별한 것이 있다

  • 김남인 기자
  • 우미희 인턴기자 예일대 1년

입력 : 2009.07.30 02:10

포트폴리오·명함 등 비치 관객들의 작품 이해 도와

'2009 아시아프' 개막 첫날 전시장 못지않게 관람객의 인기를 끈 곳이 '작가의 방'이었다. '작가의 방'은 올해 처음 신설된 코너로, 참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 세계를 알릴 수 있는 공간이다. 작년 처음 열린 '아시아프'에서는 작가들이 작품 옆에 포트폴리오와 명함 같은 홍보물을 쌓아둬 전시 환경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관람객에게 작품을 조용히 감상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조성했다.

전시장 3층에 자리 잡은 '작가의 방'은 분홍색으로 꾸며진 진열대에 작가의 포트폴리오와 명함 등을 비치할 수 있게 했다. 작가들은 그동안 제작한 작품 사진 등을 담은 포트폴리오, 전시작품과 예술관(觀) 등을 보여주었다. 작가 최미연(22·중앙대 한국화과)씨는 '예술이란 무엇인가'로 시작하는 긴 글을 올려놓았다. 일부 작가는 개성과 끼가 넘치는 명함 등을 비치해 놓았다.

‘2009 아시아프’전시장 3층에 마련된 ‘작가의 방’에서 관람객들이 출품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고 있다./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지난 27일과 28일에 걸쳐 전시장에 작품을 설치한 작가들은 좋은 자리에 자신의 홍보물을 놔두기 위해 일찌감치 '작가의 방'을 찾았다. 작가 1인당 주어진 가로, 세로 2.44m의 전시공간만으로는 자신을 충분히 드러내기 어렵다고 생각해 '작가의 방'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작가 윤지숙(25·인천가톨릭대 회화과)씨는 "이제 작품 뒤에 숨을 수 없게 됐다. 나 자신을 그대로 내보이는 공간이라 부담스럽지만 설렌다"고 했다. 작가 문해주(25·중앙대 대학원 조소학과)씨는 "다른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며 미술계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미술은 쉽게 이해되기 어려워 작가의 작품 설명이 도움을 주고 있다. 작가 김푸르나(22·인천가톨릭대 회화과)씨는 여자 몸에 중년 남자의 얼굴을 얹은 자신의 그림에 대해 "남녀의 사회적 역할의 구분이 사라져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이 옛 기무사 건물 1~3층에 약 3300㎡(1000평)가 넘다 보니 '작가의 방'을 통해 관람 우선순위를 정하는 관람객도 있었다. 대학생 아들과 전시회를 찾은 전명옥(54)씨는 "기성 작가들의 작품이 너무 비싸 젊은 작가의 그림을 한 점 사려고 왔는데 전시된 1~2개 작품으로는 판단할 수 없어 작가의 방을 찾았다"고 말했다. 민은경(33·부산디자인고 교사)씨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뿐 아니라 포트폴리오 등을 통해 수업에 활용할 만한 기발한 아이디어와 감각을 얻어간다"고 했다.

'강당 강의실'에서는 30일부터 매일 오후 1시부터 7명의 작가가 6분씩 자신의 작품을 홍보하는 간담회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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