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6.16 03:41
대구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메트로 스트리트'
호주에서 온 이 뮤지컬은 일상 속에서 철학을 말하고 있었다. 제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으로 15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 《메트로 스트리트(Metro Street)》는 사랑·이별, 꿈·좌절, 삶·죽음, 진실·거짓 같은 흔한 소재를 썼지만 요리법(recipe)이 남달랐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방황하는 주인공 크리스와 엄마·할머니를 중심에 놓은 이 작품은 그들의 정면대결을 통해 이야기를 진전시켰다. 때린 사람과 맞은 사람 모두가 아픈 게 가족이고, 그 상처를 치유하는 약도 가족이다.
음악과 이야기가 끈끈하게 붙어 있다. 이 뮤지컬은 "연료를 가득 채워 떠나지만 가야 할 길이 먼 게 사랑"이라고, "슬프게도 시간을 이길 수는 없다"고 노래한다. 택시 미터기 요금이 올라갈 때의 심리 변화도 근사한 독창이 된다. 엄마의 이혼과 유방암, 동거 중이던 크리스와 에이미의 사랑과 이별, 가족을 지키기 위해 꿈을 포기하는 상황 등을 연소시키며 굴러가는 《메트로 스트리트》는 거대한 사건은 없지만 밀도가 있었다. "오늘을 견디지 못했다"는 크리스와 "오늘도 낭비했다"는 엄마의 이중창, 크리스를 짝사랑하는 캐리가 에이미와 부르는 〈시간이 다 됐어〉도 오래 귓바퀴에 맴돌았다.
음악과 이야기가 끈끈하게 붙어 있다. 이 뮤지컬은 "연료를 가득 채워 떠나지만 가야 할 길이 먼 게 사랑"이라고, "슬프게도 시간을 이길 수는 없다"고 노래한다. 택시 미터기 요금이 올라갈 때의 심리 변화도 근사한 독창이 된다. 엄마의 이혼과 유방암, 동거 중이던 크리스와 에이미의 사랑과 이별, 가족을 지키기 위해 꿈을 포기하는 상황 등을 연소시키며 굴러가는 《메트로 스트리트》는 거대한 사건은 없지만 밀도가 있었다. "오늘을 견디지 못했다"는 크리스와 "오늘도 낭비했다"는 엄마의 이중창, 크리스를 짝사랑하는 캐리가 에이미와 부르는 〈시간이 다 됐어〉도 오래 귓바퀴에 맴돌았다.
국내 창작 뮤지컬에서 엄마와 할머니는 '실종' 상태거나 존재감이 미미하다. 그러나 호주에서 현실 풍자적인 작품들로 각광받는 매튜 로빈슨(28)이 이야기와 곡을 쓰고 크리스로도 출연한 이 뮤지컬에는 그들의 자리가 굳건했다. 엄마와 할머니의 생각·동요·고통·격려·지혜가 드라마에 새로운 물길을 냈다. "내 장례식 때 아바(ABBA)의 〈댄싱 퀸〉을 듣고 싶다"는 엄마의 말은 괴로운 암투병, 죽음의 그림자와 함께 객석에 작지만 긴 파동을 만들었다. "복숭아처럼 달콤하지만 무뚝뚝한 남자? 껍질 벗겨 씻기만 하면 돼" 같은 유머의 타이밍도 좋았다.
대구뮤지컬페스티벌은 아시아에서 하나뿐인 국제 뮤지컬 축제다. 지난 13일 전야제에는 2만5000명이 몰렸다. 1000석 넘는 대형 공연장을 8개나 가진 대구는 KTX로 오는 원정 관객도 많다. 뮤지컬 24편이 공연되는 올해 축제(www.dimf.or.kr)는 7월 2~5일 러시아 초청작 《가련한 리자》로 폐막한다. (053)622-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