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6.11 03:41
명동예술극장 재개관작 '맹진사댁 경사'
외동딸 갑분이(장영남)를 대감댁에 시집 보내 세도(勢道)의 곁불을 쬐고 싶은 맹진사(신구)는 '족보 세탁'부터 한다. 6대조(祖)는 포도대장, 7대조 평양감사…. 사실 진사도 돈으로 산 벼슬이다. 그런데 물벼락 같은 소문이 날아든다. 신랑(서상원)이 절름발이라는 것이다. 사돈댁의 행랑채와 곳간에 넋이 빠져 정작 사윗감을 못 봤던 맹진사는 딜레마에 빠진다. 버리자니 대감댁이요, 주자니 무남독녀다.
지난 5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맹진사댁 경사》(오영진 작·이병훈 연출)는 잔칫상답게 정갈했다. 주인공 맹진사는 창작극에서 가장 희극적인 인물 '베스트3'에 꼽힐 만했다. '속이고 속는' 장치들로 굴러가는 드라마의 재미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관객은 그 가짜들이 팡 터져 해체되는 순간을 기다리며 눈을 반짝였다. 웃음이 연쇄 폭발했다.
"넌 말이다. 오늘부터 입분이가 아니다. 갑분이다!"
지난 5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맹진사댁 경사》(오영진 작·이병훈 연출)는 잔칫상답게 정갈했다. 주인공 맹진사는 창작극에서 가장 희극적인 인물 '베스트3'에 꼽힐 만했다. '속이고 속는' 장치들로 굴러가는 드라마의 재미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관객은 그 가짜들이 팡 터져 해체되는 순간을 기다리며 눈을 반짝였다. 웃음이 연쇄 폭발했다.
"넌 말이다. 오늘부터 입분이가 아니다. 갑분이다!"
맹진사는 갑분이를 피신시키고, 대신 하녀 입분이(송인성)를 갑분이로 둔갑시킨다. 뒤죽박죽인 혼사는 그래도 수습되지 않는다. 갑분이를 마음에 품었던 하인 삼돌이(한윤춘)가 펄쩍 뛰고, 결정적으로 혼롓날 나타난 신랑의 두 다리가 멀쩡한 것이다. 진실에 대한 마지막 저항처럼, 맹진사가 신랑에게 중얼댄다. "뒤로 돌앗!" "앞으로 갓!"….
34년 만에 다시 문을 연 명동예술극장은 1층 뒷줄에서 봐도 무대가 가까웠다. 업혀서 등장한 맹노인(장민호)은 가만히 있어도 '연극'이었다. 대사가 귀에 쏙쏙 꽂혔다. 과거 이 무대에서 갑분이 역을 맡았던 원로배우 최은희도 동네 노파로 출연했다. 연출은 매끄러웠다. 담장을 이용해 출렁이는 보따리와 널뛰는 아이들을 빚어낸 리듬감도 좋았다.
이 연극은 초례(醮禮·전통혼례)를 담고 있어 교육적 가치도 있다. 신랑이 신부측에 파란 기러기를 전하고, 신부가 신랑에게 두 번 절하고, 신랑이 받아서 한 번 절하고, 술잔을 주고받고…. 청사초롱을 밝힌 첫날밤, 신부는 신랑에게 "지는 가짜여유"라고 말한다. 해피엔딩을 부르는 고백이다.
명동예술극장은 "관객의 약 80%가 50~60대 이상 관객"이라고 밝혔다. 거짓말처럼 중·장년 관객이 명동으로 돌아오고 있다.
▶21일까지 명동예술극장. 수요일에는 오후 3시에 공연한다. 1644-2003
34년 만에 다시 문을 연 명동예술극장은 1층 뒷줄에서 봐도 무대가 가까웠다. 업혀서 등장한 맹노인(장민호)은 가만히 있어도 '연극'이었다. 대사가 귀에 쏙쏙 꽂혔다. 과거 이 무대에서 갑분이 역을 맡았던 원로배우 최은희도 동네 노파로 출연했다. 연출은 매끄러웠다. 담장을 이용해 출렁이는 보따리와 널뛰는 아이들을 빚어낸 리듬감도 좋았다.
이 연극은 초례(醮禮·전통혼례)를 담고 있어 교육적 가치도 있다. 신랑이 신부측에 파란 기러기를 전하고, 신부가 신랑에게 두 번 절하고, 신랑이 받아서 한 번 절하고, 술잔을 주고받고…. 청사초롱을 밝힌 첫날밤, 신부는 신랑에게 "지는 가짜여유"라고 말한다. 해피엔딩을 부르는 고백이다.
명동예술극장은 "관객의 약 80%가 50~60대 이상 관객"이라고 밝혔다. 거짓말처럼 중·장년 관객이 명동으로 돌아오고 있다.
▶21일까지 명동예술극장. 수요일에는 오후 3시에 공연한다. 1644-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