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6.05 02:43
대구뮤지컬페스티벌 관계자들 첫 공식입장 밝혀… 재도전하기로
대구에 뮤지컬 전용극장을 건립하자는 사업이 무산된 것에 대해 뮤지컬 관계자들은 그동안 감춰 두고 있었던 속내를 이렇게 털어 놓았다. 지난 4월22일 대구시의회가 뮤지컬 전용극장 민간투자 사업 채택 동의안을 부결시킨 지 한달 반 만에 처음으로 밝힌 입장 표명이다. 대구지역 뮤지컬 관계자들은 그동안 여기에 대해 가타부타 입장을 밝히기를 꺼려 왔다.
뮤지컬 관계자들의 입장표명이 나온 것은 4일 낮 대구노보텔호텔에서다. 이 자리에서는 오는 15일부터 대장정에 들어가는 제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앞두고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첫 발언에 나선 사람은 배성혁 사단법인 대구뮤지컬페스티벌 집행위원장.
배 위원장은 "뮤지컬 전용극장이 무산됐는데 이 사업을 다시 추진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까지 함구하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는 굉장히 어리석은 일"이라며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나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는 뮤지컬이 상시 공연되는 곳이어서 관광객들이 몰려 오는 명소로 자리잡았는데, 대구 역시 뮤지컬 산업을 활성화시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문화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아쉬워했다.
뮤지컬 전용극장의 필요성에 대해 "뮤지컬 전용극장이 있으면 장기공연을 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대구지역의 배우가 배역을 맡을 수밖에 없는 선순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배 위원장은 이에 덧붙여 "대구의 사업이 무산된 것과 달리 부산과 인천에서는 대규모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어 자칫하면 대구가 일궈 놓은 뮤지컬 산업의 토대를 다른 지역에 뺏기게 됐다"고 걱정했다.
은막의 스타였던 강신성일 대구뮤지컬페스티벌 이사장 역시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뮤지컬 전용극장은 꼭 필요한 존재다. 왜나하면 인구 2000만의 수도권이 이 같은 뮤지컬 페스티벌을 열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인구 250만가량의 대구가 뮤지컬 페스티벌을 열고 뮤지컬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이사장은 또 "뮤지컬 페스티벌이 단순히 수익성만을 높이는 것이 아니며 아시아 뮤지컬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덧붙였다.
자치단체에 대한 고언(苦言)도 빼놓지 않았다.
강 이사장은 "뮤지컬은 관련 전문가가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둬야 하는데 다른 곳에서 왜 이리 간섭이 많은지 모르겠다"고 했다.
"'감 놔라, 배 놔라' 하는데 그러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간섭이 많다 보니 다른 지역에서는 '그래서 대구는 발전 못한다'는 소리를 한다"고도 했다.
또 강신성일 이사장은 "수많은 작품과 극장이 경쟁하는 브로드웨이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작년 뮤지컬 페스티벌에 참가한 중국의 '버터플라이'는 제작비가 150억원이나 될 정도로 중국 측이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 줬는데 뮤지컬 전용극장을 건립하는 것이 뭐가 어려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시작된 지 올해로 3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를 감안하면 우리는 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강 이사장은 "제발 도와달라"고 읍소하다시피 하면서 격정 토로를 마쳤다.
이들은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 사업에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