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6.01 08:30

노름마치, 홍대앞 클럽 로커 레드서 매달 공연
[OSEN=강희수 기자] 국악이 클럽에서 연주된다? 홍대 앞 한 클럽에서는 이런 이종교합이 3년째 계속 되고 있다. 나이 지긋한 사람이 즐기는 장르로 인식되고 있는 국악이 ‘젊음의 거리’ 홍대 앞 클럽에서 젊은 관객을 맞고 있다.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저녁 7시 반 홍대 앞 ‘클럽 로커 레드’에서는 ‘노름마치 페스티벌’이 벌어진다. ‘김주홍과 노름마치’의 연주회가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노름마치’는 뜬쇠 중 최고의 뜬쇠를 지칭하는 남사당 은어로 ‘놀다’와 ‘마치다’가 결합된 말이다. ‘김주홍과 노름마치’는 1993년 설립 돼 소리와 사물의 만남을 음악적 기본으로 삼아 연주 및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김주홍 단장은 “요즘 젊은이들은 국악은 나와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생각 외로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동떨어지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주지 않았구나 하는 아쉽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부터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라고 공연의 배경을 밝히고 있다.
이렇게 시작한 노름마치의 클럽 무대는 3년째를 맞이했다. 함께한 연주자들도 가지각색이다. 플라멩코부터 인디밴드, 인간문화재에 이르기까지 과연 어울리기나 할까 한 팀들과의 작업이었지만 관객과 무대의 열정은 뜨거웠다고 한다.
“채 열명이나 될까 싶었던 공연도 많았죠. 그래도 꿋꿋하게 이어갈 수 있었던 건 반드시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건 모두 묵묵하게 함께 해준 클럽들의 지원 덕분이죠. 단순히 돈으로만 놓고 보면 저희는 공연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김주홍 단장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무대를 가능케 한 또 다른 힘은 홍대 클럽 문화에서 나왔다. 비주류가 주류가 될 수 있는 이 독특한 거리가 우리의 국악에도 기회를 열어 주었다. 클럽들도 예술성과 대중성을 갖춘 국악팀들의 무대를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노름마치도 3년째 같은 자리에서 관객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지난 3월, 문화마을 들소리도 홍대 클럽을 찾았다. 북소리가 심장소리와 함께 울려 도저히 자리를 뜰 수 없었다는 관객들의 반응만 보면 흡사 록 공연을 보는 듯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일에는 홍대 상상마당에서 국악을 접목한 고구려밴드의 무대가 올려졌다. 200여명의 관객들은 인터미션 없이 진행된 3시간이 넘는 공연에서 뛰고 또 뛰었다.
홍대 클럽골목, 그 트렌디한 공간에 우리의 장단이 함께 숨을 쉴 수 있는 소통의 마당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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