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5.28 03:14
서울시향 팀파니 수석 아드리앙 페뤼숑
20살때 불(佛)악단 수석에 서울·파리 오가며 연주
"하나만 아는 전문화 싫다" 고(古)음악·재즈 분야 활동도
지휘자 정명훈이 이끌고 있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은 지난 2003년까지 3년간 팀파니 수석이 공석이었다. 매년 오디션을 열었고, 많은 연주자들이 도전했지만 뽑지 못했다.
그해 3명의 팀파니 연주자가 또다시 응시했다. 당시 갓 스무살의 아드리앙 페뤼숑(Perruchon·26)은 최연소 지원자였다. "두 번째 오디션이었기 때문에 합격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어요. 훌륭한 오케스트라였고, 떨어지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죠." 하지만 브람스 교향곡 1번과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등 3차에 걸친 오디션이 끝났을 때, 유일하게 남아있던 연주자는 페뤼숑이었다.
페뤼숑은 대륙을 넘나들며 두 오케스트라에서 팀파니를 연주한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에 이어, 지난 2006년부터 서울시향의 팀파니 수석을 겸임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마에스트로(정명훈)의 권유를 받았을 때, 거절할 수 없었다. 유럽 악단들이 높은 수준과 기량에도 때로 제자리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면, 한국의 오케스트라는 매번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활력과 에너지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그해 3명의 팀파니 연주자가 또다시 응시했다. 당시 갓 스무살의 아드리앙 페뤼숑(Perruchon·26)은 최연소 지원자였다. "두 번째 오디션이었기 때문에 합격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어요. 훌륭한 오케스트라였고, 떨어지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죠." 하지만 브람스 교향곡 1번과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등 3차에 걸친 오디션이 끝났을 때, 유일하게 남아있던 연주자는 페뤼숑이었다.
페뤼숑은 대륙을 넘나들며 두 오케스트라에서 팀파니를 연주한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에 이어, 지난 2006년부터 서울시향의 팀파니 수석을 겸임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마에스트로(정명훈)의 권유를 받았을 때, 거절할 수 없었다. 유럽 악단들이 높은 수준과 기량에도 때로 제자리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면, 한국의 오케스트라는 매번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활력과 에너지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영화음악과 뮤지컬 작곡가 에티엔느 페뤼숑(50)의 장남인 그가 어릴 적 처음 접했던 음반도 정명훈의 지휘였다. 그는 "정명훈은 36세에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의 음악감독에 취임했기 때문에 프랑스 음악계에도 잘 알려져 있었다"며 "그러나 처음엔 'Myung-Hun Chung'이라는 이름을 발음하는 것부터 힘들었다"며 웃었다.
그가 넘나드는 건, 대륙만이 아니다. 틈틈이 고(古)음악의 명인 폴 매크리시(McCreesh)가 이끄는 '가브리엘리 플레이어스(Gabrieli Players)'에서 바흐·헨델 같은 바로크 음악과 하이든·베토벤을 연주한다. 페뤼숑은 "악기나 연주법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보다 중요한 건 음악인으로 시야를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뤼숑은 4세 때 피아노를 공부하고, 8~9세 때 바순을 배운 '만능 음악인'이다.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바순 연주자로 활동하던 즈음, 연습에 빠진 팀파니 연주자 대신 채를 잡으면서 진로를 바꿨다. 그는 "오케스트라 뒤편의 한복판에서 악단 전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팀파니는 어쩌면 지휘자와도 닮아있다"고 했다.
팀파니만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전체 악보를 외우는 것은 그의 특기이자 취미다. 페뤼숑은 "자기 길만 걷다 보면 음악 전반에는 눈을 감게 된다는 점이 전문화의 가장 큰 단점"이라며 "클래식 음악 연주자는 재즈 드럼을 쳐서는 안 된다거나, 고음악을 연주하면 현대음악은 못한다는 편견과 맞서고 있다"고 했다. 페뤼숑은 다음 달 서울시향 실내악 음악회에서 아버지 에티엔느의 작품인 〈도고라 풍의 다섯 개의 춤〉을 연주한다.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6월 13일 오후 7시30분 세종체임버홀, (02)3700-6300
그가 넘나드는 건, 대륙만이 아니다. 틈틈이 고(古)음악의 명인 폴 매크리시(McCreesh)가 이끄는 '가브리엘리 플레이어스(Gabrieli Players)'에서 바흐·헨델 같은 바로크 음악과 하이든·베토벤을 연주한다. 페뤼숑은 "악기나 연주법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보다 중요한 건 음악인으로 시야를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뤼숑은 4세 때 피아노를 공부하고, 8~9세 때 바순을 배운 '만능 음악인'이다.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바순 연주자로 활동하던 즈음, 연습에 빠진 팀파니 연주자 대신 채를 잡으면서 진로를 바꿨다. 그는 "오케스트라 뒤편의 한복판에서 악단 전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팀파니는 어쩌면 지휘자와도 닮아있다"고 했다.
팀파니만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전체 악보를 외우는 것은 그의 특기이자 취미다. 페뤼숑은 "자기 길만 걷다 보면 음악 전반에는 눈을 감게 된다는 점이 전문화의 가장 큰 단점"이라며 "클래식 음악 연주자는 재즈 드럼을 쳐서는 안 된다거나, 고음악을 연주하면 현대음악은 못한다는 편견과 맞서고 있다"고 했다. 페뤼숑은 다음 달 서울시향 실내악 음악회에서 아버지 에티엔느의 작품인 〈도고라 풍의 다섯 개의 춤〉을 연주한다.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6월 13일 오후 7시30분 세종체임버홀, (02)3700-6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