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일수록 미술관 후원해야죠"

  • 글=손정미 기자
  • 사진=정경열 기자

입력 : 2009.05.28 03:16

메린저 미(美) 렌윅 갤러리 후원회장

미국 렌윅 갤러리(Renwick Gallery) 후원회의 앤 메린저(Anne Mehringer) 회장./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경제 위기로 미술관과 후원자들이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후원회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미국 렌윅 갤러리(Renwick Gallery) 후원회의 앤 메린저(Anne Mehringer)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션는 모두 19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렌윅 갤러리는 스미스소니언 미술관에 소속된 공예전문 갤러리다. 변호사 출신인 메린저 회장은 지난 1989년부터 렌윅 갤러리 후원회원으로 활동했고 2007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렌윅 갤러리 후원회는 1982년 만들어졌고 현재 420여명의 회원을 갖고 있다. 회원은 변호사·의사·건축가·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고 공예작가·컬렉터·갤러리 대표 등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매년 75달러부터 1000달러 이상까지 다양하게 후원금을 낸다. 메린저 회장은 "미국은 갤러리에 후원금을 낼 경우 90%의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렌윅 갤러리 후원회는 이렇게 모인 기금을 통해 작품을 수집하고 전시회와 교육 등을 벌이고 있다. 메린저 회장은 "미술관 쪽에서 어떤 작품을 사고 싶다고 말하면 후원회에서 이를 판단해 기금을 내준다"고 설명했다. 렌윅 갤러리는 미국 작가들의 작품만 수집하지만 후원회원들은 다른 나라를 방문해 현지 공예 예술을 공부하고 있다.

메린저 회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공예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유리공예를 좋아해 개인적으로 컬렉션을 해왔다"고 말했다. 메린저 회장은 이번 방문기간 중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공예문화진흥원, 가구박물관 등을 돌아본 뒤 금속공예가 김승희 교수(국민대)와 김희진 매듭장의 전시('노리개 그 현대적 디자인'·크래프트하우스)를 관람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 공예에 대해 "기술적인 면에서 뛰어나고 국제적인 감각이 있어 흥미롭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