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5.25 03:29
조은화씨, 작곡부문 1위

작곡가 조은화(36)씨가 23일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1위(상금 1만유로)를 차지하며 한국 음악계의 숙원(宿願)을 마침내 풀었다. 벨기에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러시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 폴란드의 쇼팽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음악 경연 대회. 한국 출신 음악인이 이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작곡·성악·기악을 통틀어 조씨가 처음이다. 그동안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1976년, 3위)·권혁주(2005년, 6위), 피아니스트 백혜선(1991년, 4위)·박종화(1995년, 5위)·임효선(2007년, 5위) 등이 이 대회에서 입상한 바 있다.
조씨는 1973년 부산 출생으로 서울대 음대와 독일 베를린의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수학했으며 2002년 한스 아이슬러 상을 받았다. 2002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현대음악제와 2004년 독일 다름슈타트 현대음악제, 2006년 일본 도쿄의 '오늘날의 음악 21' 등 여러 음악제에서 작품을 발표했으며, 아르디티 4중주단과 앙상블 모데른 같은 명문 현대음악 단체들이 그의 작품을 연주했다. 서울대에서 그를 지도한 장정익 교수는 "지난해까지 서울대에서 강의하면서 피아노 협주곡과 관현악을 활발하게 쓰는 등 차분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작곡가"라고 말했다.
조씨가 이번 콩쿠르에 출품한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은 이 대회에서 입상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할 예정이다. 조씨는 현지 인터뷰에서 "작곡 부문 수상도 기쁘지만, 내 곡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하게 된다는 점이 더욱 영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