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5.22 04:19
마이클 고반 LA 카운티미술관장 "한국 미술의 위상 곧 달라질 겁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이었어요. 제가 이때까지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웠어요. 동짓날 태양이 비치면 그 빛이 부처의 이마 한가운데를 비추도록 설계됐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우주의 신비라고나 할까. 차마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더군요."
21일 오전 김포공항 인근의 한 호텔, 방금 경주에서 날아온 짙은 갈색 머리의 미국 사내가 석굴암에 대한 찬탄을 늘어놓았다.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LA 카운티미술관(LACMA)의 사령탑 마이클 고반(Govan·46) 관장이 22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차 방한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 그는 "조선 백자(白磁)와 같은 단아하고 정갈한 형태가 한국 문화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미국 서부 미술계의 화두는 단연 '한국'이다. 내달 28일 LACMA에서 '당신의 밝은 미래(Your Bright Future)'라는 제목의 한국 현대작가 12인전이 개막하고, 올 9월에는 해외 미술관 중 최대 규모의 한국 미술품(1300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LACMA의 한국실이 3년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재개관하기 때문이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이 '한국 열풍'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고반 관장은 "그동안 한국 미술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국제무대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면서 "이번 여름과 가을에 걸친 두 번의 쇼(show)로 한국 미술의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21일 오전 김포공항 인근의 한 호텔, 방금 경주에서 날아온 짙은 갈색 머리의 미국 사내가 석굴암에 대한 찬탄을 늘어놓았다.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LA 카운티미술관(LACMA)의 사령탑 마이클 고반(Govan·46) 관장이 22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차 방한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 그는 "조선 백자(白磁)와 같은 단아하고 정갈한 형태가 한국 문화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미국 서부 미술계의 화두는 단연 '한국'이다. 내달 28일 LACMA에서 '당신의 밝은 미래(Your Bright Future)'라는 제목의 한국 현대작가 12인전이 개막하고, 올 9월에는 해외 미술관 중 최대 규모의 한국 미술품(1300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LACMA의 한국실이 3년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재개관하기 때문이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이 '한국 열풍'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고반 관장은 "그동안 한국 미술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국제무대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면서 "이번 여름과 가을에 걸친 두 번의 쇼(show)로 한국 미술의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혁신(transformation)'을 캠페인으로 내건 LACMA의 '구원 투수'로 지난 2006년 봄 영입된 고반 관장의 이러한 자신감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부관장을 역임해 화제가 됐던 그는 미술관 큐레이터로 잔뼈가 굵은 '현장형 전문가'다.
그는 1994년부터 12년간 비영리재단인 뉴욕 디아 아트재단 대표로 재직하면서 허드슨 강변의 인쇄공장을 개조해 2만2000㎡(약 6744평) 규모의 디아비콘(Dia:Beacon) 미술관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실현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Piano)가 설계해 지난해 2월 LACMA에 문을 연 5300㎡(약 1600평) 규모의 새 현대미술관도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미술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 '아트 CEO'는 그러나 "나는 한번도 미술관 경영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워싱턴 DC 출신인 고반 관장은 원래 개념미술가를 꿈꾸던 예술가 지망생이었다. 매사추세츠주의 윌리엄스 칼리지에서 미술과 미술사를 공부하던 그는 학교 미술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당시 관장으로 있던 토마스 크렌스(Krens) 전(前) 구겐하임 관장의 눈에 띄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샌디에이고의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크렌스 관장님이 '같이 일해보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공부'를 접고 '일'을 택했지요."
이루지 못한 '예술가의 꿈'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그는 "창의적인 사람들을 계속 만날 수 있어서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예술가'란 창의적인 사람들 중 가장 정교한 부류지요. 저는 그 못지않게 '창의적인 방향'으로 '혁신'을 주도하는 사람들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중에게 아름다운 것들을 창의적인 형태를 통해 보여주는 것, 그게 제 직업이거든요."
그는 1994년부터 12년간 비영리재단인 뉴욕 디아 아트재단 대표로 재직하면서 허드슨 강변의 인쇄공장을 개조해 2만2000㎡(약 6744평) 규모의 디아비콘(Dia:Beacon) 미술관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실현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Piano)가 설계해 지난해 2월 LACMA에 문을 연 5300㎡(약 1600평) 규모의 새 현대미술관도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미술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 '아트 CEO'는 그러나 "나는 한번도 미술관 경영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워싱턴 DC 출신인 고반 관장은 원래 개념미술가를 꿈꾸던 예술가 지망생이었다. 매사추세츠주의 윌리엄스 칼리지에서 미술과 미술사를 공부하던 그는 학교 미술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당시 관장으로 있던 토마스 크렌스(Krens) 전(前) 구겐하임 관장의 눈에 띄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샌디에이고의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크렌스 관장님이 '같이 일해보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공부'를 접고 '일'을 택했지요."
이루지 못한 '예술가의 꿈'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그는 "창의적인 사람들을 계속 만날 수 있어서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예술가'란 창의적인 사람들 중 가장 정교한 부류지요. 저는 그 못지않게 '창의적인 방향'으로 '혁신'을 주도하는 사람들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중에게 아름다운 것들을 창의적인 형태를 통해 보여주는 것, 그게 제 직업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