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5.12 17:58
특정 줄거리 없이 진행되는 새로운 형식의 언어 연극

일시 : 2009년 4월 17일 ~ OPEN RUN
장소 : 창조아트센터 2관
시간 : 화,수,목,금 8시 / 토,일,공휴일 4시 30분, 7시 30분
가격 : 일반석 25,000원 / 대학생 이하 20,000원
러닝타임 : 1시간 30분
출연진 : 서민균, 성홍일, 이재인, 한다현 외 다수
제작 : 극단 76, 창조프로덕션
문의 : 747-7001
'관객모독'은 1966년 쓰여져 피터 한트케를 연극계에 데뷔시킨 획기적인 작품.
관객모독은 1966년 프랑크푸르트의 투름극장에서 처음 공연된 것을 시작으로 국내에는 1977년 극단 '프라이에뷔네' (고대 독문과 출신의 극단. 후에 '우리극단'으로 명칭 변경)에서 고금석 연출, 세실극장에서 첫 공연되었다.
그 후, 극단 76단의 기국서 연출에 의해서 공연되면서 극단 76단에 의해 2-3년 만에 한 번씩 무대에 올랐다. 작가 피터 한트케(Pter handke)는 이 작품으로 독일 연극계와 문학계의 일약 유명 인사가 되었다. 그 만큼 이 작품은 기존의 연극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反연극, 또는 언어 연극이라는 독특한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연극에 대한 비판과 조롱 농담으로 일관하는 내용 때문에 지금도 독일에서는 브레히트 이후의 또 하나의 연극 형식(또는 연극의 자극제)로 계속 상연되고 있다.
언제나 다시금 되새길 여지가 있는 내용을 담은 연극.
그것은 관객과 연극인으로 극장에서 만났을 때 기존의 연극이 감추고 있는 비밀에 관하여 (허구와 실제, 시간과 공간, 약속과 우연 등등) 질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이러한 질문과 항변에 아직도 익숙하지 못하다. 만약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본 뒤에 다른 연극을 보게 될 때 다시 한번 연극의 허구와 실제 사이에 튕겨져 나오는 어떤 다른 현실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뭐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연극의 ‘진실성’의 문제 때문이 아닐까?
끊임없이 계속되는 연극의 생명성과 현장성의 환기.
이 작품은 기존의 연극을 풍자하며 반연극적 태도를 일관하기는 하지만 실은 연극의 생명성과 현장성의 환기를 계속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전과는 달리 요즘의 관객들은 작품을 아무런 형식의 재미를 갖추지 않고 그냥 진지하게 말하기만 하여도 지루하지 않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최근의 연극이 아무런 환상도 심어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의도의 경박성과 표현의 억지스러움, 그리고 여과 없이 현실을 (또는 감정을) 반영하는 조급함을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의 관객모독은 예전과 달리 관객들에게 새로운 연극 감상의 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 언어연극
관객모독은 화려한 무대장치와 독특한 의상으로 연출되는 연극이 아니다.
단지 무대에는 의자4개와 배우4명뿐. 그들은 말만을 매개로 하여 연극을 공연한다.
무시된 띄어쓰기, 단어 의미의 중복성, 목사님의 설교 같은 어조와 약장수 같은 상황 설정 등 언어를 중심으로 연극은 진행된다.
▪ 스토리가 없는 연극. 관객과 배우, 연극 스스로가 주최인 연극
관객모독의 ‘스토리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받게 되면 설명하기가 난해해진다. 기존연극과는 전혀 다른 형식의 연극. 그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든 연극.
행복한 결말도 슬픈 사랑이야기도 없는 관객과 배우 그리고 연극자체만이 다루어지는 연극이다.
▪ 현대적 감각, 동시대의 반영
연극 본래의 존재가치는 그 시대의 반영에 있다. 관객모독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같이 생각하고 공감한다. 매 공연마다 변화하는 그 시대의 이슈를 거론하고 공감하며 풍자한다. 30년이 흘러도 관객모독은 여전히 새롭다.
▪ 욕설과 물세례, 관객의 참여. 그것은 곧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
관객모독의 트레이드마크는 단연 욕설과 객석에 뿌려지는 물세례이다. 뿐만 아니라 관객의 의견으로 극이 매번 다르게 진행되고 직접 무대에 올라와 극을 같이 진행하기도 한다. 관객에게 직접 욕을 함으로써 관객을 자각하게 하고 물세례를 끼얹음으로써 그 어떠한 공연예술도 보여줄 수 없는 모독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러한 특징들은 현재 이 시간, 관객이 객석에서 살아 숨쉬고 있음을 스스로 느끼게 해주는 장치이다.
▪ 연극관람의 교과서
이 작품은 단지 웃고 즐기자는 연극이 아닌 연극 자체에 관한 해설서이며 더 나아가 모든 문화예술 관람에 관한 지침서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연극을 공부하는 모든 학생들과 공연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할 교과서 같은 연극. 공연장을 나서는 순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한층 성숙한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 진실 혹은 거짓?
공연도중 등장하는 무대감독. 관객모독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그는 과연 진짜 무대감독인가 아니면 배우인가? 공연이 끝나도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 내가 참여할 수 있는 연극
가만히 앉아만 있다가는 공연이 아닙니다. 배우들의 질문에 서슴없이 손을 들어 의견을 말씀하시고 무대에 직접 올라와 배역을 맡아보는 행운도 가져보세요. 적극적인 자세만이 여러분을 새로운 경험으로 인도합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