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 스포츠조선 김형중 기자

입력 : 2009.04.29 10:09

공연예술은 끊임없이 꿈틀댄다. 한 번 만들어놓으면 같은 필름을 끊임없이 트는 영화와 달리 사람이, 무대 위에서 하기 때문에 매 공연이 다르다. 또 시차를 두고 관객을 만난다. 따라서 '디벨롭(developㆍ수정보완)'이 가능하다. '팬텀'이나 '레미제라블'처럼 완성된 작품이 아니라면 다듬는 작업이 필요하고, 그렇게 해야 한다.

호암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내 마음의 풍금'은 이 디벨롭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초연 때 남겼던 아쉬움을 상당히 보완해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다른 작품을 보는 듯 하다.

전도연 주연의 영화(1999)로도 기억에 남는 '내 마음의 풍금'은 시골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을 그린다. 상대는 새로 부임한 잘 생긴 젊은 선생님.

올해 버전은 주인공 홍연에 포커스를 맞춰 집중도를 매우 높였다. 초연 때는 다양한 주변 캐릭터를 살리느라 첫사랑이라는 테마가 덜 부각된 반면, 올해는 홍연의 내면과 외면을 입체적으로 부각시켰다. 전체적으로 드라마가 탄탄해졌다. 2년째 홍연 역을 맡은 이정미가 물오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도 물론 크다. 진짜 산골 소녀같다.

가수에서 뮤지컬배우로 변신한 이지훈은 '알타보이즈' '햄릿'에 이어 연기의 폭을 넓혔다. 오만석 조정석 등 먼저 이 배역을 맡았던 쟁쟁한 선배들 못지 않게 '소녀들의 로망'을 소화하고 있다.

'내 마음의 풍금'은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에 관한 동화적 판타지다. 악인이 등장하지 않고 큰 갈등이 없다. 이렇게 갈등구조에 의존하지 않는 작품은 고도의 계산된 판타지여야 한다. '진화'가 더 필요함은 물론이다.

5월24일까지.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