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쌉쌀한 그녀들의 삼색공감(三色共感)

  • 성남문화재단
  • 글=고미진
  • 사진=정형우

입력 : 2009.04.20 10:13

뮤지컬 '드림걸즈'의 홍지민, 김소향, 정선아

(왼쪽부터)김소향, 홍지민, 정선아/사진=성남문화재단
드디어 막은 오르고…

홍지민(이하 홍)_월드 프리미어 무대에 처음 서는 소감이 어때?
김소향(이하 김)_리허설 때부터 매일 울어서 운 기억뿐이야.
정선아(이하 정)_지민 언니 마스카라 좀 바꿔줘. 지난 공연 때, 얼굴에 마스카라 범벅이 돼서 내가 노래하면서 닦아줬잖아. 기억나?

홍_기억나지. 깜장 눈물이 막 나왔다며? 어쩐지 평소엔 눈물 흘려도 가만히 있더니 그 날은 너희 둘 다 얼굴을 닦아주더라.

김_왜 그렇게 눈물이 날까?

정_해냈다는 성취감에 가슴이 벅찬 거지.

김_‘How to say’ 첫 소절이 나올 때부터 감정 주체가 안 되고 그냥 눈물이 막 쏟아져. 공연시작한 지 3주가 지나서 괜찮아질 만도 한데 지금도 눈물이 계속 나와.
정_난 열 번 중 여덟 번은 가슴 깊숙한 곳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눈물이고 나머지 두 번은 너무 힘들어서 나오는 눈물인 것 같아. 호호

홍_사실 너희한테 처음 얘기하는데 O.S.T가 너무 훌륭해서 스트레스가 엄청났거든.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었어. 배우로서 바닥을 들킨 느낌이랄까?

김_배우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일거야. 언니에게 이번 무대는 여러 면에서 유난히 남다른 것 같아.

홍_‘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이하 I'm not going)’을 부를 땐 무대 위에서 완전 벗은 느낌이었어. 너무 중요한 시기에 자신감을 잃고 있을 때, 헨리 할아버지(작곡가)가 준 용기 덕분에 무대에 설 수 있었어. 지금도 헨리 할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어. 무대에 서면 조명기가 헨리처럼 보일 정도라니까. 내가 결혼만 안했으면 미국 따라갔을지도 몰라. 하하.

정_장기공연이다 보니 컨디션 조절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 난 거의 매 주 링거 맞고 이비인후과에도 가. 언니들은 어때?

김_말도 마. 링거 맞는 건 기본이지. 출연료 대부분은 병원비로 나가는 것 같아. 호호

정_나도 스트레스가 맞다우. 비욘세의 캐릭터가 워낙 강하잖아. 화려하고 멋진 가수처럼 보이려고 소식하지 경락 받지. 몸이 지칠 수밖에 없어. 우리 라인이 그들에 비해 뒤처지진 않지? 그저 ‘스몰 라인’인 것뿐이지. 하하.

김_선아랑 나는 옷이 너무 작아서 제대로 먹지도 못해.

정_과식하면 옷 갈아입기가 힘들어. 난 초콜릿 몇 조각만 먹고 공연할 때도 많아.

김_난 자다가 2~3시간 마다 그냥 눈이 떠져. 일어나서 목소리가 나오는지 확인한다니까. 이렇게까지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나도 몰랐다니깐.

정_언니도 그래? 나도 새벽에 몇 번씩 깨서 노래 불러보고 목소리 점검하고 다시 잠깐씩 잠들어.

홍_똑같구나. 이러다가 정말 병날 것 같아. 각자 건강 열심히 챙기자.

사진=성남문화재단

의상을 벗은 드림스의 사랑, 일, 희망

정_한 남자한테 매달리는 에피나 내연녀이지만 결혼한 지미를 7년이나 사랑하는 로렐이나 충분히 있을 수 있고 겪을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마지막에 친구와 함께하는 장면은 특히나 더. 난 공감이 팍팍 가던데. 어때?

홍_난 디나가 엄마한테 전화해서 성공해서 돌아가겠다고 하는 장면에서 선아 생각이 많이 나. 가족 모두 미국에 있으니 얼마나 외롭겠어. 가끔 선아가 “엄마 보고 싶어”라고 말할 때마다 마음이 짠하다니까.

김_로렐이 가수 데뷔를 위해 지미를 떠나는 장면도 그래. 행복하게 떠나잖아. 나도 로렐처럼 사랑보다는 일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스타일인 것 같아. 다들 어때?

홍_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지.

김_정말? 궁금하다. 언니의 로맨스. 하하

홍_애인이 내 일을 이해 못해서 결국은 헤어졌지.

정_일을 이해 못하는 남자는 별로야. 헤어지길 잘했어 언니. 그 사람과 지금까지 만났으면 지금의 홍지민과 형부는 없었겠지.

홍_맞아. 신랑은 내가 배우라는 걸 자랑스러워하고 좋아해줘. 처음엔 신랑이 '드림걸즈' 하는 걸 강하게 반대했는데 첫 공연을 보더니 하길 잘했다고 하는데 눈물 나게 뿌듯하더라.

정_소향 언니랑 난 형부 멋지다고 천 번은 얘기한 것 같아. 그치? 하하

홍_질투하기는. 너희들도 형부같은 사람 만나야 해. 알겠지? 호호

정_결혼은 생각이 아직 없어. 어려서라기보다는 독신자 기운이 좀 있는 것 같아. 소향 언니도 비슷한 것 같아. 더하면 더하지 덜하진 않아. 그치?

김_나도 남자를 만날 땐 열심히 사랑하지만 결국은 일을 택하더라고.

홍_좋은 사람 못 만나서 그런가?

김_언니는 다 잘 해내지만 난 하나에 빠지면 그것만 하는 스타일이라 사랑에 빠지면 사랑만 하거든. “에라 모르겠다. 너랑 같이 있는 게 제일 좋아” 이런 스타일. 하하

홍_불같은 사랑을 하는구나. 세대차이 느낀다. 하하

정_공연 시작하면서 소향 언니 할아버지 상을 당했는데 무대에서 노래하는 거 보고 마음이 짠했어. 마음 많이 아팠지? 좀 더 신경 써주지 못해서 미안.

김_그 땐 솔직히 배우로 산다는 게 쉬운 게 아니라는 걸 느껴지더라.

정_언니 그 때 정말 많이 울었지. 공연 들어가기 직전, 내가 “언니를 위해서 오늘 공연할게”라고 말했던 거 기억나?

김_그래그래. 너 때문에 그날 버텼잖아.

정_이렇게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하는데 난 개인적으로 관객이 '드림걸즈'를 통해서 자아를 찾았으면 좋겠어. 자기가 진정 원하는 꿈과 자아를 찾을 수 있는 용기 말이지. 일단 난 내 자아를 찾기 위해 공연 끝나면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갈거야. 호호

홍_수많은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는데 쉽게 가지는 못할걸? 병원비는 어쩌려고. 하하

김_난 '드림걸즈'에서 우정을 배워. 여성의 우정이라는 것도 엄청나잖아.

홍_난 ‘드림스 컴 트루’. 저마다 꿈이 있을텐데 그걸 '드림걸즈'를 통해 끄집어냈으면 좋겠어. 난 ‘꿈의 노트’를 적는데 거기에 지금 부르는 ‘listen’과 ‘I;m not going’이 적혀있더라. 꿈이 하나씩 이뤄지고 있는 거지.

정_우리 또 수다가 길어졌다. 스태프들 기다리겠어. 어여 가자. 언니 남은 음식 챙겨. 후후

뮤지컬 '드림걸즈'

일시 : 7월 27일까지 평일 8시 / 토 3시, 7시 30분 / 일 공휴일 2시, 6시 30분
장소 : 샤롯데시어터
문의 : 1588-5212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