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문화가 하이라이트] '못다한 열정'을 다시… 박은용 유작전

  • 김성현 기자

입력 : 2009.04.17 02:45

18일~5월 31일 함평 잠월미술관

"보통의 한국화를 벗어나 서양화 기법을 화폭에 끌어들여 독창적 작업을 보여주었습니다. 작은 돌부리에도 애정을 가졌던 타고난 환쟁이지요. 지역 화단에 큰 흔적을 남긴 고인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김광옥 잠월 미술관장(전남 함평군 해보면)이 박은용(朴銀容) 화백의 유작전에 대해 말했다. 지난해 10월 이 세상과 결별한 지 6개월 만에 작품으로 그를 회고하는 자리다. 평소 형이라 불렀던 김 관장의 애틋한 정이 이 유작전에 흐르고 있다. '못다한 삶에의 열정, 그리고 남겨진 이야기'라는 주제로 18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잠월미술관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고 박은용 화백의 작품.‘여름날’
박 화백 그림을 보았더니, '사람들'과 '풍경들'이었다. 밭을 가는 농부, 소달구지에 애들을 태우고 가는 아버지, 남편은 나무를 지고 아내는 애기를 업고 머리에 샛밥을 이고 가는 부부, 소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장날, 주막사람들, 바닷가 아이들, 시골집에서 목욕하는 모녀, 선상의 가족, 감 따는 사람, 완행열차를 기다리는 사람, 코스모스, 여름날 등.

생전에 큰 의미를 두었던 것은 '농촌에 기반한 남도의 정서'였다. 1944년 남도문인화의 본향인 진도에서 태어난 그의 세계를 짐작할 만했다.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살았다. '농사꾼 화가'라 불렸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절필하기도 했다. '못다한 삶에의 열정'은 여기서 연유했다.

고 박은용 화백의 작품.‘밭가는 농부’
그는 조선대부고와 서라벌예대를 거쳤고, 고향의 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생전 한국문화예술원장상·의재미술상을 받았다. 지난 2006년 수묵화 3인 초대전('물처럼 바람처럼')이 마지막 전시였다.

잠월미술관은 이 유작전과 함께 '수묵-함께 나들이해요'라는 미술 프로그램을 곁들인다. 초등학생 대상, 5월 한달 동안 매주 토·일요일 오후 2~4시. 문의 ☎(061)322-6710.

고 박은용 화백의 작품.‘귀로-시골장길’. 그는‘남도의 정서’를 화폭에 풍성하게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