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쉰다섯… 이번엔 젊은 여(女)주인공 아닙니다"

  • 박돈규 기자

입력 : 2009.04.07 05:27

윤석화 50대(代)역 맡으며 컴백

무대에서 중년의 나이를 되찾은 배우 윤석화는“어둡고 심각하고 젊은 여주인공을 주로 했는데 이번에는 아니라서 편하다”고 했다./뉴시스

"내 나이 쉰다섯이에요. (사랑이) 다 꺼져서 이제 불씨나 남아 있겠어요? 그런 줄 알았는데 이 작품으로 다시 묘한 온기를 느끼고 있습니다."

꽃무늬 두건을 쓰고 나온 배우 윤석화는 웃고 있었다. 6일 대학로에서 열린 연극 '시간이 흐를수록'(5월 7일부터 설치극장 정미소)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배우로서 35년 무대에 오르면서 이보다 더 따뜻하고 쉬운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며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은 바닷가 요양원에 들어온 리다(윤석화)가 요양원장 로디온(정명철)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신의 아그네스'의 10대 수녀 아그네스로 기억되는 윤석화지만 리다의 극 중 나이는 50대 초반. 그는 "내 실제 나이와 엇비슷해 더 편안하다"면서도 "사랑은 나이 들어도 똑같다"고 했다.

러시아 작가가 쓴 이 2인극은 이번에 호흡을 맞추는 배우 정명철이 직접 번역해 윤석화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극단 실험극장 배우 출신인 정명철은 "영국 런던의 한 서점에서 원작을 읽자마자 '이건 윤석화 선배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석화가 이 말을 받았다. "(학력 파문으로) 힘든 시기를 겪을 때 정명철씨가 홍콩으로 날아왔어요. 대본을 내미는데 참 고마웠어요. 리다는 연극을 하다 회의를 느끼고 서커스단의 가수가 됐던 사람이라서 더 끌렸습니다."

윤석화는 리다에 대해 "겉은 까칠하지만 내면에는 삶에 대한 온기, 부피가 있는 여인"이라고 했다. "서정적이라서 중년 관객은 위로가 되실 겁니다. 윤석화가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춥니다."

그는 오는 10월에는 안중근을 주인공으로 한 연극의 연출을 맡고 안중근 부인 역으로 출연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