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도 '드림걸즈'가 대세

  • 박돈규 기자

입력 : 2009.04.02 06:42

전문가 뮤지컬 추천작

《드림걸즈》가 두달 연속 가장 대중적인 뮤지컬로 꼽혔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 이수진 공연칼럼니스트 등 뮤지컬 전문가 3명은 《드림걸즈》를 '4월의 추천작'으로 선정했다. 상투적인 이야기라는 약점을 ▲LED(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이용한 무대와 빠른 전개 ▲조명·의상의 시각적 효과 ▲정선아의 '포스'와 차지연·최민철의 열연 등으로 뛰어넘었다는 평이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공연이 LED 패널 오작동으로 중단됐듯, 테크놀로지는 《드림걸즈》의 자랑이자 급소다.
원작 영화의 캐릭터와 흐름을 따라간 뮤지컬《주유소 습격사건》./드림캡쳐 제공

이달 추천작 리스트에는 무비컬(영화 원작 뮤지컬)이 대거 등장했다. 충무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라디오 스타》는 "꽃집 총각의 사랑, 아빠의 가출 등에 꼼꼼한 디테일이 더해져 작품이 성숙해졌다"(원종원)는 평을 받았다. 《마이 스케어리 걸》에 대해 이수진씨는 "동화적인 세트 디자인이 판타지로서의 뮤지컬을 잘 드러냈지만, 번역 투의 가사(歌詞), 무대 중앙을 활용하지 못한 점은 거슬린다"고 지적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공간을 좌우 양쪽으로 떨어뜨려 관객이 소외됐다는 것이다. 《주유소 습격사건》은 "재미에 치중하느라 주인공들의 존재감이 약해졌고, 음악도 극적 동력이 모호했다"(이유리), "영화에 비해 풍자의 맛이 반감됐지만, 만화적인 캐릭터 구축, 대중적인 음악은 좋았다"(원종원)는 극과 극의 평을 받았다.

핀란드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무대로 옮긴 《기발한 자살여행》은 활발한 논의를 불렀다. 음악(작곡 이지수)과 MR(녹음 반주)의 품질은 뛰어나지만, 무대를 채운 세트, 이야기 흐름과는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는 게 중평이다. 이유리 교수는 "재미에 대한 강박 때문에 주제의식이 약해졌고 인물들의 자살 동기가 진부하게 나열됐다. 통일한국을 설정으로만 던져놓은 채 실크로드까지 가는 여행도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수진씨는 "표어 같은 가사, 신파적인 결말, 콘셉트 없는 무대 디자인 속에서도 음악만은 신선했다"고 말했다.

4월 개막작으로는 이윤택 연출의 《이순신》, 재즈 뮤지컬 《싱, 싱, 싱》, 무대와 배우를 바꾼 《내 마음의 풍금》, 알렉스가 출연하는 《온에어》가 기대작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