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가 문 여는 '페스티벌 봄'

  • 박돈규 기자

입력 : 2009.03.27 02:42

오늘부터 내달 12일까지

무대에 폭 14m, 높이 4m의 거대한 책장이 서 있다. 배우들은 그 안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지구본·화분·게임기도 보인다. 사람을 전시하는 것 같다. 관객은 입장하면서 그들을 바라보게 되고 그들도 관객을 구경한다.

독일에서 날아온 이 연극의 제목은 《칼 마르크스: 자본론 제1권》. 실제 역사학자·경제학자·사회학자·시각장애인 등이 배우로 출연하는 세미 다큐멘터리 형식의 공연이다. 내한공연에는 《자본론》 번역자인 강신준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도 독일 출연진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배우들은 경험을 이야기하며 실제와 허구 사이의 틈을 좁힌다. 관객에게 《자본론》을 한 권씩 나눠주고 "몇 페이지를 펴세요" 한 뒤 읽어주는 대목도 있다.
거대한 책장이 배경이 되는《칼 마르크스: 자본론 제1권》의 무대./페스티벌 봄 제공

다원예술축제 '페스티벌 봄'이 27일 이 작품으로 개막해 4월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아르코시티, 하이퍼텍 나다,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등지에서 열린다.

17개의 카메라로 축구 경기 중인 지네딘 지단(프랑스)의 움직임만 보여주는 비디오 아트 《지단: 21세기의 초상》, 9시간짜리 영화 《이념적 고물로부터의 뉴스》, 병역 거부 등 국가 제도를 거부한 사람들만 모아서 이뤄지는 선상 퍼포먼스 《S.O.S.》, 버려진 필름들을 이어 붙여 만든 영화 《디케이시아》, 에미오 그레코 안무의 《지옥》, 정금형의 신체극 《7가지 방법》 등 파격적인 작품들이 많다. (02)2051-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