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소, 메이저 경매

  • 손정미 기자

입력 : 2009.03.24 03:39

서울옥션 26일, K옥션 25일 열려… 블루칩 작품 쏟아져

25일 올해 첫 메이저 경매에 나오는 장욱진의〈해, 달, 산, 아이〉. /K옥션 제공
미술품 메이저 경매의 막이 올랐다.

국내 최대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이 26일 올해 첫 메이저 경매를 올리고, 하루 앞선 25일에는 K옥션이 경매를 진행한다. 서울옥션이나 K옥션은 "경매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블루칩 작가의 작품을 상당히 안정된 가격에 내놓았다"고 밝혔다.

서울옥션은 안중근 의사(1879~ 1910)가 뤼순감옥에서 쓴 유묵 〈澹泊明志寧靜致遠〉(욕심 없고 마음이 깨끗해야 뜻을 밝게 가질 수 있고,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야 포부를 이룰 수 있다)을 내놓았다. 이번 유묵은 안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더욱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또 박수근의 〈노상의 여인들〉을 비롯해 이중섭의 〈선착장을 내려다본 풍경〉,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오지호의 〈해경〉, 오치균의 〈산타페〉등이 나와서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옥션 최윤석 팀장은 "이우환의 작품은 100호 이상 크기의 라인(line)시리즈 가운데 화면의 명료함과 색도의 단계적 변화가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외국 작가로는 도날드 저드와 야요이 쿠사마, 대미언 허스트의 작품 등이 리스트에 올라 있다.

K옥션은 이동기의 〈골프를 치는 아토마우스〉같은 현대미술 경매를 시작으로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K옥션이 이번 경매에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장욱진의 〈해, 달, 산, 아이〉로 경합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우환은〈선으로부터〉를 비롯해 작품 4점이, 오지호는 〈항구풍경〉〈설경〉, 오치균은 〈마드리드 가는 길〉 등이 나온다.
서울옥션과 K옥션은 작년에 반응이 좋았던 인도네시아 작품을 포함시켰으며 특히 K옥션은 라틴아메리카 작가의 작품을 늘렸다. 서울옥션은 변시지·윤명로·곽훈·문학진 등 중요성에 비추어 그 동안 경매에서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던 작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내놓았다.

이번 메이저 경매의 프리뷰(preview·경매 전에 작품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를 다녀온 한 컬렉터는 "평소 눈여겨보고 있던 작가의 좋은 작품이 오랜만에 나온 것 같다"며 관심을 보였다. K옥션의 김순응 대표도 "프리뷰 반응을 보니 작년에 비해 관심들이 높아지고 분위기가 좋다"면서 "작품이 알차고 가격도 낮다고 판단해서인지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26일 서울옥션 메이저 경매에 나오는 박수근의〈노상의 여인들〉. /서울옥션 제공
실제 경매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도 프리뷰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프리뷰를 통해 고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미술시장에서 인기 있는 작품들의 경향과 가격대를 볼 수 있어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서울옥션의 이학준 대표는 "22일 하루만 프리뷰를 보러 온 관람객이 다른 메이저 경매 때보다 2배 정도 많았다"면서 "가족 단위로 오는 관람객도 보일 만큼 경매인구 저변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K옥션은 25일 오후 5시 서울 청담동 경매장에서(프리뷰는 24일까지), 서울옥션은 26일 오후 5시 서울 평창동 경매장(프리뷰는 25일까지)에서 각각 경매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