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3.12 02:47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들국화는 해체되고 시인은 요절했던 옛날 옛적, 제멋대로 자라나고 있던 여자 아이는 기형도 유고 산문집 《짧은 여행의 기록》을 읽고 한 뮤지컬에 호기심을 가졌었다. 인용하면 이렇다.
"그(작가 장정일)는 뮤지컬 드라마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막달라 마리아가 부른 〈I don't know how to love him〉 이야기를 했다. 지금까지 해온 섹스 방법(편안한)으로는 그를 사랑할 수 없어 절망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 나중에 알게 된 《지저스…》는 그때 내가 상상했던 내용과는 꽤 달랐지만, 단연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최고 작품이라 꼽게 되었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일본 도쿄에서 극단 시키(四季)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보았다. 일본의 전통 가부키(歌舞伎) 기법을 사용하고, 일본 악기들을 첨가해 편곡하고, 배우들은 가부키 분장을 하고 등장하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한국 기독교 신자들("나의 예수님은 저렇지 않아!")도 많다는 공연.
"그(작가 장정일)는 뮤지컬 드라마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막달라 마리아가 부른 〈I don't know how to love him〉 이야기를 했다. 지금까지 해온 섹스 방법(편안한)으로는 그를 사랑할 수 없어 절망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 나중에 알게 된 《지저스…》는 그때 내가 상상했던 내용과는 꽤 달랐지만, 단연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최고 작품이라 꼽게 되었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일본 도쿄에서 극단 시키(四季)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보았다. 일본의 전통 가부키(歌舞伎) 기법을 사용하고, 일본 악기들을 첨가해 편곡하고, 배우들은 가부키 분장을 하고 등장하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한국 기독교 신자들("나의 예수님은 저렇지 않아!")도 많다는 공연.

하지만 적어도 내게 1973년 만들어졌다는 이 버전은 지난 세월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되고 감동적이었다. 배우 김준현의 지저스는 막달라 마리아의 심정을 제대로 절절하게 이해하게끔 만들었다. 영웅의 탈을 쓴 '구라 개마초'가 아닌 섹시하고 절도있는 '니마이 슈퍼스타'의 모습이었달까.
"수많은 남자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져봤던" 쿨한 그녀는 "며칠 사이 딴 사람이 되어버린 듯 변화"해 버린 채 "굴복시키고 싶"을 만큼 원하면서도 "그가 만약 사랑한다고 말하면" "달아날 것 같"고 "그런 일은 감히 바라기조차 두려워"하는 지경이 되어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사랑은 언제나 편안하지 않고 연습을 거듭해도 늘 새롭고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우리를 당황시키는 것이지만, 그 대상이 심지어 전 인류의 죄를 짊어지고 가는 신의 아들이라면 "그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웠던 것은 당연지사였으리라. 그가 눈 앞에 있다면 나 역시 사랑에 빠져 버렸을 것이야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