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3.12 02:53
'고(古)음악의 여왕' 커크비 런던 바로크와 내한 공연
교편을 잡을 때만 해도 훗날 '고(古)음악의 여왕'이 될 줄은 몰랐다. 소프라노 엠마 커크비(Emma Kirkby)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그리스 신화와 라틴 문학을 전공한 뒤, 평범한 교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고음악은 셔번 여학교의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를 때부터 그녀 곁에 있었다.
"일요일 오후가 되면 우리 여학생들은 근처 남학교에 가서 남학생들 반대편에 앉아서 4성부 미사를 함께 불렀어요. 르네상스 시기의 영국 작곡가 윌리엄 버드(Bird)의 곡이었지요. 노래를 부를 때면 시간이 멈추고 마치 천상에 와있는 것 같았어요."
"일요일 오후가 되면 우리 여학생들은 근처 남학교에 가서 남학생들 반대편에 앉아서 4성부 미사를 함께 불렀어요. 르네상스 시기의 영국 작곡가 윌리엄 버드(Bird)의 곡이었지요. 노래를 부를 때면 시간이 멈추고 마치 천상에 와있는 것 같았어요."

1973년 영국의 명문 고음악 합창단인 '태버너 합창단'이 창단됐고, 이 단체를 이끌던 지휘자 앤드루 패럿(Parrot)이 커크비에게 합류를 요청했다. 패럿은 옥스퍼드 시절 커크비와 함께 활동했던 3년 선배다. 그때부터 30여 년간 커크비는 르네상스의 마드리갈, 바흐·헨델·비발디의 칸타타 등 100장이 넘는 음반을 녹음하며 고음악을 대표하는 소프라노로 자리 잡았다. 2007년 영국의 음반 전문지 BBC 뮤직 매거진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프라노 20명' 가운데 10위에 커크비의 이름을 올려놓았고, 같은 해 영국 왕실로부터 작위[Dame]를 수여받았다.
별다른 꾸밈이나 과장 없이 청아하고 단아한 목소리 결을 그대로 전하는 그녀에게 붙은 또 하나의 별명은 '베르디의 오페라 아리아를 한 곡도 부르지 않는 가장 위대한 소프라노'이다. 실제 그녀는 베르디·푸치니 등 이탈리아 낭만파 오페라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고, 르네상스와 바로크, 하이든·모차르트 같은 고전파 시기의 작품에 집중한다. 커크비는 "베르디는 너무나 아름답고 환상적이지만, 내 영역은 아닌 것 같다. 나는 고전음악의 아름다움을 나지막이 말하는 듯한 목소리로 전달하는 편이 좋다"고 했다.
다음달 고음악 연주단체인 런던 바로크(London Baroque)와 함께 내한하는 커크비는 〈템페스트〉〈한여름 밤의 꿈〉〈십이야〉 등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가사를 뽑은 노래들을 들려준다. 고전문학을 전공한 소프라노가 노래로 들려주는 '고전 강의'인 셈이다. 커크비는 "셰익스피어 대사에 녹아있는 운율과 시적 정취는 노래로 바뀌어도 여전히 그대로 살아있다. 그것이 고전이 지닌 힘"이라고 말했다.
▶엠마 커크비 내한 리사이틀, 4월 6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02)2005-0114
별다른 꾸밈이나 과장 없이 청아하고 단아한 목소리 결을 그대로 전하는 그녀에게 붙은 또 하나의 별명은 '베르디의 오페라 아리아를 한 곡도 부르지 않는 가장 위대한 소프라노'이다. 실제 그녀는 베르디·푸치니 등 이탈리아 낭만파 오페라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고, 르네상스와 바로크, 하이든·모차르트 같은 고전파 시기의 작품에 집중한다. 커크비는 "베르디는 너무나 아름답고 환상적이지만, 내 영역은 아닌 것 같다. 나는 고전음악의 아름다움을 나지막이 말하는 듯한 목소리로 전달하는 편이 좋다"고 했다.
다음달 고음악 연주단체인 런던 바로크(London Baroque)와 함께 내한하는 커크비는 〈템페스트〉〈한여름 밤의 꿈〉〈십이야〉 등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가사를 뽑은 노래들을 들려준다. 고전문학을 전공한 소프라노가 노래로 들려주는 '고전 강의'인 셈이다. 커크비는 "셰익스피어 대사에 녹아있는 운율과 시적 정취는 노래로 바뀌어도 여전히 그대로 살아있다. 그것이 고전이 지닌 힘"이라고 말했다.
▶엠마 커크비 내한 리사이틀, 4월 6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02)200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