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3.05 03:02
이달 뮤지컬 추천작 선정
관객은 망설이지 않고 엉덩이를 일으켰다. 기립박수의 질이 달랐다. 1000여명이 다 전염되는 데 걸린 시간은 1~2초. 무대에서는 막 초연을 끝낸 《드림걸즈》 배우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 뒤로 거대한 LED (발광다이오드) 패널 5개가 보였다.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을 때의 그 '무표정'마저 믿음직스러웠다.
지난 1년, 《드림걸즈》만큼 뜨거운 반응에 휩싸인 뮤지컬은 없었다. 1981년 《드림걸즈》 브로드웨이 초연의 작곡가 헨리 크리거, 《프로듀서스》 무대를 디자인한 로빈 와그너, 《헤어스프레이》 의상 디자이너 윌리엄 어비 롱 등 역대 토니상 트로피 15개를 가져간 스태프들은 이름값을 증명했다. 한국 배우들은 그 상상력을 구현하며 리바이벌 세계 초연 무대를 완성시켰다.
지난 1년, 《드림걸즈》만큼 뜨거운 반응에 휩싸인 뮤지컬은 없었다. 1981년 《드림걸즈》 브로드웨이 초연의 작곡가 헨리 크리거, 《프로듀서스》 무대를 디자인한 로빈 와그너, 《헤어스프레이》 의상 디자이너 윌리엄 어비 롱 등 역대 토니상 트로피 15개를 가져간 스태프들은 이름값을 증명했다. 한국 배우들은 그 상상력을 구현하며 리바이벌 세계 초연 무대를 완성시켰다.

《드림걸즈》는 매니저 커티스(오만석)에게 발탁된 세 소녀 에피(홍지민)·디나(정선아)·로렐(김소향)이 어두운 쇼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가수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따라간다. 오디션으로 열려 고별 무대로 닫히는 이 뮤지컬은 화려함의 극치다. LED 패널 5개는 전후좌우로 360도 회전하며 그 자체로 아름다운 기하학이었고, 100여개의 이미지를 쏟아내며 공간을 수축·팽창시켰다. 물감 번지는 효과까지 낼 정도로 섬세했다. 장면 전환도 속도감 넘쳤다.
관객은 〈원 나잇 온리(One Night Only)〉 등 호소력 강한 노래를 만났고 조명·의상·가발과 퀵 체인지 기법 등으로 눈까지 황홀했다. 앙상블 14명이 007 가방과 CD를 주고받으며 춤출 때는 실시간 카메라에 잡힌 무대가 LED를 통해 입체적으로 돌진해왔다. 디나와 지미(최민철)는 적역에 가까워 박수를 받았다.

《드림걸즈》가 3월의 뮤지컬 추천작으로 선정됐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 이수진 공연칼럼니스트 등 뮤지컬 평론가 3명은 모두 《드림걸즈》에 가장 많은 별점을 달았다. "효과적인 무대 문법으로 재미를 배가시켰다"(원종원), "로빈 와그너의 무대 디자인은 가장 뛰어난 캐스트였다"(이수진), "탄탄한 음악적 구성을 잘 소화했다"(이유리) 같은 평을 받았다. 홍지민과 오만석이 무대를 장악하지 못했고 앙상블이 약한 게 단점으로 지적됐다.
입체적인 조명과 춤이 강점인 《돈주앙》, 동성애·이성애의 통념을 뒤바꾼 코미디 《자나, 돈트》, "인생도 빌린 것"이라고 노래하는 《렌트》도 호평을 받았다. 3월 개막작 중에는 《아이 러브 유》 《기발한 자살여행》 《마이 스케어리 걸》 《주유소 습격사건》이 기대작으로 꼽혔다.
▶《드림걸즈》는 7월 26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커티스는 오만석·김승우, 에피는 홍지민·차지연이 나눠 맡는다.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