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벽화속 인물 통해 본 고구려

  • 허윤희 기자

입력 : 2009.03.03 05:29

중앙박물관 전시회

고구려 감신총(龕神塚) 벽화 속의 무덤 주인은 붉은빛 통옷을 입고 정면을 향해 앉아 있다. 머리에는 검은색 나관(羅冠·신분과 지위가 높은 사람만 쓰던 모자)을 썼고, 뒤쪽으로 S자형의 구름무늬가 가득해 상서로운 기운이 느껴진다. 무덤 주인의 높은 신분을 짐작하게 한다.

1912~1914년에 모사된 평안남도 용강군 감신총과 쌍영총(雙楹塚)의 인물 그림 9점이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에서 전시된다. 9월 27일까지 고고관 고구려실에서 열리는 《고구려 무덤벽화 속의 인물》 테마전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구려 무덤벽화 모사도(模寫圖) 120여점 중 일부로, 특히 쌍영총 〈공양행렬도〉는 가로와 세로 각각 3.5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규모다.

무덤벽화를 통해 1500년 전 고구려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쌍영총의 주인 부부가 있는 실내에는 신발이 놓여 있어 고구려인들이 입식(立式) 생활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장은정 고고부 학예연구사는 "감신총은 평양 일대의 초기 고구려 문화를, 쌍영총은 평양과 지안(集安)의 두 문화가 통합되어 가는 시기의 문화상을 알 수 있어 시대에 따라 변하는 인물상과 지역적 특징을 비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구려 고분벽화인 감신총〈묘주도〉. 무덤 주인의 초상화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