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2.23 02:51
서울시향·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한 악단은 현대에 집중했고, 한 악단은 고전으로 돌아갔다. 지난 19·2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가 연속으로 열렸다. 서울시향은 미국 명문 보스턴 심포니의 부(副)지휘자 성시연(34)을, KBS교향악단은 일본 도쿄 심포니의 음악감독 유베르트 수당(63)을 각각 객원지휘자로 초청했다. 프로그램 선정부터 해석까지 두 악단의 색채는 극명하게 갈렸다.
서울시향은 시벨리우스와 프로코피예프, 버르토크 등 온통 20세기 작품으로 연주회를 채웠다. 가장 오래된 작품이 시벨리우스의 1906년 교향시〈포욜라의 딸〉일 정도였다.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에서는 복병처럼 쏟아져 나오는 음표군(群)을 전자오락처럼 명쾌하게 처리한 피아니스트 알렉산드르 가브릴뤼크의 손놀림이 돋보였다. 가브릴뤼크가 앙코르로 보태준 〈왕벌의 비행〉도 마치 쏘이면 아플 듯 강렬했다.
하지만 이날 주인공은 단연 지휘자였다. 복잡다단한 불협화음이 불쑥 튀어나오는 버르토크의 〈이상한 중국 관리〉를 시원하고 박력 있는 지휘봉으로 말끔하게 정리했다. 성시연은 오는 4월 보스턴 심포니 정기연주회에서도 같은 곡을 지휘할 예정이어서 국내에서 '예고편'을 미리 본 셈이 됐다.
서울시향은 시벨리우스와 프로코피예프, 버르토크 등 온통 20세기 작품으로 연주회를 채웠다. 가장 오래된 작품이 시벨리우스의 1906년 교향시〈포욜라의 딸〉일 정도였다.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에서는 복병처럼 쏟아져 나오는 음표군(群)을 전자오락처럼 명쾌하게 처리한 피아니스트 알렉산드르 가브릴뤼크의 손놀림이 돋보였다. 가브릴뤼크가 앙코르로 보태준 〈왕벌의 비행〉도 마치 쏘이면 아플 듯 강렬했다.
하지만 이날 주인공은 단연 지휘자였다. 복잡다단한 불협화음이 불쑥 튀어나오는 버르토크의 〈이상한 중국 관리〉를 시원하고 박력 있는 지휘봉으로 말끔하게 정리했다. 성시연은 오는 4월 보스턴 심포니 정기연주회에서도 같은 곡을 지휘할 예정이어서 국내에서 '예고편'을 미리 본 셈이 됐다.
다음 날 이어진 KBS교향악단의 연주회는 시마노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니콜라 베네데티)을 제외하면 하이든의 교향곡 104번 〈런던〉과 베토벤 교향곡 4번 등 온통 고전으로 채워졌다. 수당은 하이든과 베토벤의 교향곡에서 현악 비브라토(vibrato)를 자제하고 선명한 강약 대비와 날렵한 선 처리, 휴지부를 과감하게 활용하면서 명쾌한 호연(好演)을 펼쳤다. 팀파니의 타법까지 관성대로 그냥 넘기지 않고, 자신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개성만점 베토벤'이기도 했다.
이틀간의 관현악 향연은 올해 두 악단의 지향점이나 방향성을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했다. 서울시향은 작곡가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ars nova·새로운 예술)' 시리즈를 비롯해 20세기 음악을 대폭 강화한 반면, KBS교향악단은 고전·낭만파 작품 위주로 편성되어 있다. 올해 경기 침체로 해외 명문악단의 내한 공연이 잇달아 취소되면서 국내 간판급의 두 악단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오른 셈이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향은 실험성 강한 레퍼토리에 대중성을 놓칠까, KBS교향악단은 낯익은 프로그램에 자칫 활력을 잃을까 걱정이다.
이틀간의 관현악 향연은 올해 두 악단의 지향점이나 방향성을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했다. 서울시향은 작곡가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ars nova·새로운 예술)' 시리즈를 비롯해 20세기 음악을 대폭 강화한 반면, KBS교향악단은 고전·낭만파 작품 위주로 편성되어 있다. 올해 경기 침체로 해외 명문악단의 내한 공연이 잇달아 취소되면서 국내 간판급의 두 악단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오른 셈이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향은 실험성 강한 레퍼토리에 대중성을 놓칠까, KBS교향악단은 낯익은 프로그램에 자칫 활력을 잃을까 걱정이다.
▶서울시향 마스터피스 시리즈(지휘 정명훈), 3월 5일 세종문화회관, (02)3700-6300
▶KBS 교향악단 정기연주회(지휘 클라우스 페터 플로어), 3월 12일(KBS홀)·13일(예술의전당), (02)781-2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