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이웃’으로 다가온 배우들…신진식 개인展 '이웃'

입력 : 2009.02.21 10:12



[OSEN=박희진 기자] 스크린과 무대가 익숙한 오랜 연기파 배우들이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 일상의 '이웃' 으로 편안하게 다가오는 전시가 있다.

뉴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는 예술가 신진식(건국대학교 디자인 조형대학 교수) 개인전 '이웃 neighbors'의 작품 속에는 영화배우 정재진(56), 기주봉(55), 최정우(52), 오광록(48)을 비롯해 ‘광화문 벌거숭이 퍼포먼스’로 기억되는 행위예술가 심철종의 인간미 넘치는 담백한 모습이 담겨있다.

“이번 전시는 '이웃 neighbors'이라는 의미를 담아 내 주변 이웃들을 모티브로 작업을 했어요.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이들은 연예인이라기 보단 내 친구이자, 선배이고, 동생들이죠. 이들이 진정 내 이웃 아닐까요?(웃음)”

우연히 종이 박스 위에 붓을 닦던 작가가 유화물감이 종이박스에 흡수돼 표현되는 일상의 예술을 이미지 회화로 구체화 시킨 작품들 속에는 우리 이웃들의 다양한 표정이 담겨있다. 종이박스라는 소재가 주는 조형성을 그대로 살려 모노톤으로 단숨에 사실적으로 작품을 완성시켰다. 작품으로 승화된 하찮은 종이박스의 묘한 매력과 작품 속에 담겨 있는 이들이 익살스러움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신진식의 개인전 '이웃 neighbors'은 열두 명의 거리 이웃들과의 만남을 작은 영상에 담아 작품에 활용하기도 했다. 거리의 이웃들을 카메라에 담는 인터뷰 과정 중에 배우들의 이미지도 작품에 함께 담아냈다.

“거리에서 만난 불특정 다수의 이웃들을 작품에 담아냈던 때에 이들의 작업도 함께 진행됐어요. 지금도 술자리를 함께하며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분들이기에 당시에도 편하게 작품화할 수 있었죠. 사실 알려진 인물들이라서 조심스럽기도 하네요.” 신진식 작가는 작품 속 배우들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다소 조심스러움을 내비쳤다.

이어, 화가와 달리 오랜 연기 인생을 걸어온 이들과 인연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예전에는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나 작품을 하는 미술인들이 ‘예술’을 공감대로 만나기도 했어요. 젊었을 때 얘기죠.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배우들과 가깝게 지내요. 기주봉 선배는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예요. 우린 서라벌 고등학교 출신이죠. 오랫동안 ‘형’으로 모셔왔어요. 오광록 씨는 제 오랜 친구예요. 25년 지기 친구죠.”

그의 작품 속에는 영화 ‘킹콩을 들다’의 신진식과 ‘마린보이’의 오광록을 비롯해 ‘웰컴 투 동막골’의 정재진, ‘추격자’의 최정우 등과 2005년 3월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 대로에서 웃통을 벗은 채 천사의 날개를 달고 ‘국민여러분 힘내세요!’라는 퍼포먼스를 벌인 행위예술가 심철종의 개성이 가득 담겨있다.

“연극이나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서 대중에게 알려진 이들의 진실 되고 소박한 이미지를 찾았어요. 전시장에 놀러왔을 때 사진으로 찍어둔 이미지를 참고해 작품화하기도 했고요. 진실 된 그의 이미지와 가장 적합한 사진을 찾아서 작업하기도 했어요. 작품을 위해 일부러 사진을 찍거나 인터뷰를 시도하지는 않았어요. 이들은 늘 함께 해온 '이웃'이기에 가장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는, 나에게 익숙했던 오랜 친구들인 그들의 모습을 찾았어요.”

신진식 씨는 자신에게 절친한 ‘이웃’의 이미지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했다. 그의 그런 노력은 작품 속에 묻어나는 가식 없는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편안한 '이웃'같은 배우들의 만남, 뉴미디어 아트의 선구자 신진식의 개인전 '이웃 neighbors'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김진혜 갤러리’에서 11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jin@osen.co.kr
<사진> 신진식 '이웃 neighbors'의 작품들, 위에서부터 배우 기주봉과 행위예술가 심철종, 오광록. 아래 사진은 신진식 개인전의 2층 전시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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