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2.17 17:09
자유와 인권을 이야기하다
가상의 섬 속에 자리한 수용소. 이곳에는 존과 윈스턴이라는 두 명의 죄수가 갇혀있다. 간수에게 대들어 그 벌로 하루 종일 모래를 퍼 담는 무의미한 일을 반복하는 그들. 맞고 터지고 대들다 돌아와 지쳐 잠드는 억압과 고통의 날들 속에서 유일한 소일거리는 얼마 뒤 교도소에서 공연하게 될 연극 '안티고네'의 연습뿐이다.
197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초연된 '아일랜드'는 비인간적인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작품. 크레온 왕의 부당함에 당당하게 대항했던 안티고네를 두고 "처음에는 다들 웃겠지만, 끝까지 웃을 놈은 한 놈도 없을 거다"라고 확신하는 존의 대사처럼 자유와 속박, 인권과 탄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을 마련한다.
1977년 국내에서 초연됐던 이 작품은 당시 자유와 인권에 대한 갈망이 어느 때 보다도 컸던 우리나라의 시대 상황과 맞물리며 뜨거운 호응을 받았고, 이후 여러 차례 무대에 올려 지며 '자유와 인권을 그린 연극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2009년 다시 돌아온 '아일랜드'는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원작의 기본정신은 그대로 살렸지만 배경과 설정 등 상당 부분이 현대사회에 맞게 각색된 것. 배경은 1970년대 감옥에서 최첨단 기계가 통제하는 미래 사회의 정치수용소로 바뀌었으며, 주제 역시 인종차별 대신 자유와 인권에 더욱 무게를 실었다.
뮤지컬이 사랑한 세 남자, 연극으로 뭉치다
임철형, 조정석, 양준모.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이 세 배우가 연극 '아일랜드'를 위해 뭉쳤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카페인' 등 다양한 작품에서 믿음직한 연기를 보여준 임철형. 지난 해 뮤지컬 '이블데드'로 신선한 B급 호러 코믹물을 만들어 냈다는 평을 받으며 연출가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그가 '아일랜드'의 연출을 맡아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 낸다. 한 편, 뮤지컬 '헤드윅' '대장금' '내 마음의 풍금' 등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제14회 한국뮤지컬대상 신인상 수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조정석이 영악하고 명석한 정치범 '존' 역을,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 '라스트파이브이어스' 등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펼치며 주목받고 있는 양준모가 순수하고 우직한 '윈스턴' 역을 맡아 자유를 갈망하는 두 죄수를 연기할 예정이다.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하는 세 남자가 만들어 낼 새로움 가득한 '아일랜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연극 '아일랜드'
기간 : 2.14-4.5
장소 : SM아트홀
문의예매 : 02.764.8760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