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잇따라 취소

  • 김성현 기자

입력 : 2009.02.16 05:54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빈 심포니 등 불황 여파로

경기 침체의 여파로 해외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올해 내한 예정이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피츠버그 심포니, 빈 심포니 등 명문 악단의 내한 공연이 잇달아 취소되거나 국내 주최측이 손을 떼고 있다.

오는 4월 말 내한 예정이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지휘 정명훈)의 두 차례 공연과 12월로 잡혀 있던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드미트리 키타옌코)의 두 차례 내한 무대가 취소됐다. 5월 말 내한 예정이던 미국 피츠버그 심포니(지휘 만프레드 호네크) 내한 연주는 국내 주최측에서 손을 떼는 바람에 다른 주관사를 찾고 있다.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 한국만이 아니라 중국(빈 심포니)과 일본(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등 아시아 전체 투어 일정이 취소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신흥 시장인 한·중·일 등 아시아 투어가 취소되면서, 유럽과 미국의 교향악단이나 세계 음악 매니지먼트 업계에도 매출 부진으로 '도미노 비상'이 걸린 건 마찬가지다.
빈 심포니 지휘 드미트리 키타옌코(왼쪽), 피츠버그 심포니 지휘 만프레드 호네크(오른쪽).
음악계에서는 독주회나 실내악에 비해 매출 규모가 크고, 기업 후원 유치에도 유리해서 '효자 상품'으로 꼽혔던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이 경기 침체로 급격히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환율 인상으로 연주 개런티나 항공료 부담은 수억원이나 늘어난 반면, 티켓 판매와 기업 스폰서 급감으로 수입은 줄어들어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80~90%가량의 높은 객석 점유율을 보였고, 연주에도 호평이 잇따랐던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오케스트라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내한 공연이 환율 인상으로 정작 흥행에서는 적자를 본 것이 대표적 사례다. 반면 서울시향KBS 교향악단, 부천 필하모닉 등 국내 교향악단 연주회나 금호아트홀 등 실내악 공연들은 상대적으로 여파가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