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2.14 08:59

[OSEN=박희진 기자] 뉴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는 예술가 신진식(건국대학교 디자인 조형대학 교수)의 개인전 '이웃 neighbors'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김진혜 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우연히 종이박스 위에 붓을 닦던 작가가 유화물감이 종이박스에 흡수돼 표현되는 일상의 예술을 이미지 회화작업으로 구체화시킨 작품들이다. 종이박스가 주는 조형성을 그대로 살려 모노톤으로 단숨에 그려내 사실적인 작품을 완성했다.
예술가 신진식의 작가노트 中… “큐브(cube) 속에 즐겨 살고, 큐브로 이동하며, 큐브와 상호작용하는 현대인의 속성을 박스는 잘 대변한다. 박스 하나에 의지하며 거리에서 잠을 자는 노숙자들, 박스 수집으로 생계를 잇는 노인들, 이삿짐이 담기거나 뇌물로 사용할 현금이 채워지기도 하고 누군가의 정성이 넘치도록 담기기도 하는 박스의 운명은 어떤 인생과 이어지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작가는 ‘종이박스’라는 일상의 재료가 갖는 재질감, 마르티에(matière)에 구애받지 않고 ‘종이박스’의 재구성을 통해 간편한 재료로서 ‘보자기’의 속성을 담아냈다. 박스를 구성하는 골판지의 흡수력과 착색되는 안료, 작가의 자연스런 접근이 한 덩어리의 작품으로 끌어안았다.
전시는 열두 명의 거리 이웃들과의 만남을 영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거리에서 만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모아 둘러앉아 원을 만들고 서로를 소개하는 인터뷰를 담았다. 전시된 벽화 속의 이웃들이 담긴 영상도 작은 모니터와 함께 전시된다.
재료의 여백을 살려 한국화 같은 느낌이 묻어나는 신진식의 작품은 작가의 한국적인 민족성이 내면의 바탕이 됐고 오랜 미국생활과 맞물려 독창적이면서도 순수한 작업의 산물이 됐다.
예술가 신진식은 1990년대 초부터 중고 박스 위에 페인팅으로 ‘이웃’을 담아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07년 10여 년간 ‘이웃’으로 지냈던 미국 맨해튼 업타운의 사람들을 그린 작품들로 뉴욕 톰킨스 스퀘어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고 지난 해 여름 방콕에서 이번 전시계획이 구체화됐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김진혜 갤러리’에서 11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뉴미디어 아트의 선구자 신진식의 개인전 '이웃 neighbors'은 우리네 평범한 이웃의 모습 속에서 숨은 의미를 찾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은 전시다.
jin@osen.co.kr
<사진> 신진식의 '이웃 neighbors' 전시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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