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끼니꾸 드래곤' 일(日) 연극상(賞) 휩쓸어

  • 박돈규 기자

입력 : 2009.01.29 03:21

재일교포 다룬 韓日합작극 아사히 이어 요미우리 대상

40년 전 일본 오사카를 배경으로 재일교포 철거민 가족의 삶을 포착한 한일 합작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용길이네 곱창집)이 일본에서 제16회 요미우리 연극상의 대상, 최우수 작품상, 남자 우수 연기상(신철진), 여자 우수 연기상(고수희), 연출상(정의신·양정웅)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예술의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이 공동 기획·제작한 《야끼니꾸 드래곤》은 아사히 공연예술상 대상에 이어 일본의 양대 연극상을 휩쓸면서 2008년 최고 작품으로 공인받게 됐다. 요미우리 연극상과 아사히 공연예술상에서 한 연극이 동시에 대상을 가져가기는 지난해 노다 히데키의 《The Bee》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과 일본, 두 국가와 나 자신과의 거리 때문에 쓴 희곡이다. 우리는 버려진 국민이며 마이너리티(소수)"라는 재일교포 작가 정의신의 말처럼, 《야끼니꾸 드래곤》은 양국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한 무대를 만들며 재일교포라는 존재를 재발견한 작품이다. 출렁이는 인생이 있는 이 강력한 드라마는 한국과 일본에서 많은 관객을 감동시켰다. 강제퇴거당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질 때 벚꽃이 기세 좋게 날렸고, 용길(신철진)이 리어카에 아내 영순(고수희)을 태우고 골목길을 오를 때 죽은 아들이 지붕 위에서 배웅하는 장면이 특히 뭉클했다.
한국 배우들이 3개월 이상 일본어를 배우 고 공연한 연극《야끼니꾸 드래곤》 /예술의전당 제공

지난해 연극열전2 시리즈 중 송영창·황정민이 주연한 희극 《웃음의 대학》, 2005년 노다 히데키가 쓰고 연출한 《빨간 도깨비》 등이 우리 관객에도 친숙한 요미우리 연극상 대상 수상작이다. 올해 시상식은 2월 26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