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있는 아침

  • 박돈규 기자

입력 : 2009.01.22 03:21

의정부예술의전당 11시 공연 등
주부 겨냥한 낮 프로그램 확산

'모닝 연극'이라는 신상품이 등장한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은 3월 27~28일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시작으로 6월 《늘근 도둑 이야기》, 9월 《고도를 기다리며》, 12월 《라이어》를 모두 오전 11시에 공연한다. 대형 공연장이 연중 프로그램으로 오전 시간대에 성인 연극을 올리기는 처음이다.

주부 관객을 겨냥한 마티네(낮공연·'아침'이라는 뜻의 불어)는 대학로에서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설치극장 정미소는 '클래식 모놀로그'라는 시리즈를 기획, 평일 오후 2시 공연을 도입한다. 2월 7일 개막하는 박정자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화·목·토·일요일 오후 2시에, 월·수·금요일에는 오후 8시에 관객을 만난다. 마티네의 경우 오후 1시부터 극장 로비에서 애프터눈 티와 다과를 제공한다. 제작사 월간 객석은 "박상원과 차이코프스키, 윤석화와 쇼팽, 정동환과 모차르트를 각각 엮은 뮤직 드라마도 마티네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자의 뮤직 드라마《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객석 제공
공연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2008년 총 859편이 평일 낮공연을 했다. 전년에 비해 100편 늘어난 수치. 지난달 성남아트센터에서 초연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경우 예매자 평균연령이 44.8세, 여성이 69.6%였다. 의정부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모닝 콘서트를 찾는 30~50대 관객(대부분 여성)을 설문 조사한 결과 모닝 연극에 대한 수요가 나타났다"며 "주부가 움직이기 편한 시간대이고 저녁공연보다 싸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주부 조경원(37·의정부시 가능1동)씨는 "아침에 집을 정리하고 나가서 공연 보고 여유있게 점심식사도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교통 체증을 피할 수 있는 것도 마티네의 장점이다.

모닝 연극은 모닝 콘서트, 브런치 발레 등 다른 장르에서의 성공을 본뜨기는 했지만 배우들에겐 고역이다. 《버자이너 모놀로그》에 출연하는 최정원은 "오전에 기상하는 배우는 드물다. 오후 1시에 후배에게 전화했는데 '언니, 난 아직 새벽이야' 할 정도"라며 "모닝 연극은 도전"이라고 했다.

공연장으로서는 새로운 시간의 발견이다. 국립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 2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할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등도 주당 1회 평일 마티네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