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12.26 15:22

럭셔리한 무대 … 고전 동화 업그레이드
① '오즈의 마법사' : 서울시뮤지컬단의 송년 레퍼토리는 믿고 볼 만하다. 귀여운 어린 주인공, 귀에 쏙쏙 들어오는 대표곡, 해피엔딩 스토리, 럭셔리한 무대와 의상 등 컨셉트가 뚜렷한 덕분이다. 2006, 2007년 '애니'로 돌풍을 일으키더니 올해엔 사랑스런 도로시가 허수아비, 양철맨, 겁쟁이 사자와 함께 찾아왔다.
프랭크 바움의 동화(1900년)가 원작. '멀리 무지개 너머~'로 시작되는 유명한 주제가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는 끝날 때쯤이면 아이들이 따라 부른다. 어린 배우들의 풋풋함과 어른 배우들의 노련함이 조화를 이룬다. 회오리바람에 집이 날아가는 장면 등 스크린을 활용한 영상은 관객을 판타지 속으로 확 끌어들인다. 음악과 극본 외에 나머지는 재구성했다. 가족 뮤지컬이라고 '대충' 만들던 시대는 지났다.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99-1272

영화의 즐거움 그대로 … 음악에 악센트
② '라디오 스타' : 안성기 박중훈 주연의 영화로 유명한 무비컬. 지난 1월 초연에 비해 굉장히 많이 다듬어졌다. 초연이 영화의 스토리를 그냥 따라갔다면, 이번 무대는 뮤지컬로 안착한 듯 하다. '비와 당신'보다 다른 넘버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정말 이렇게 의리에 살고 정에 우는 매니저와 가수가 있을까? 남자들 간의 의리, 나아가 사람 사이의 정이란 무엇일까를 따스한 시선으로 포착한다. 신파극에 가까울 만큼 통속적인 스토리지만 후반부에 최 곤이 "형, 어디 있어? 제발 돌아와"라며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절규할 때면 가슴이 뭉클하고 코끝이 시큰해진다.
김도현의 연기는 역시 흡인력이 있다. 자기만의 색깔로 최 곤을 되살려냈다. 매니저 민수 역의 정준하는 '헤어 스프레이'에서 한걸음 나아갔다. 제작 쇼플레이. 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내 극장 용. 1544-1555

웃다 울다 … 가슴 저릿한 러브 스토리
③ '두 드림 러브' : 로맨틱 코미디를 빼고 소극장 뮤지컬을 논할 수 있을까. 한 성질 하는 여자 PD와 인기가 시들어진 가수, 이혼 위기에 처한 이들 커플이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사랑의 느낌을 되살려간다. 박시범 김소향 김사라 멀티맨 역을 맡은 명재환 등 젊은 배우들의 땀과 열정이 작은 무대를 가득 채운다. 웃다가 울다가 가슴이 찡해진다. 극장문을 나설 때면 제목처럼 꿈같은 사랑이 하고 싶어진다. 대학로 르메이에르 소극장. 오픈런. (02)3442-6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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