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굿바이 '조지킬<조승우+지킬>'!

  • 박돈규 기자

입력 : 2008.12.16 03:12 | 수정 : 2008.12.16 08:46

어제 입대한 조승우, 오늘 '지킬 앤 하이드' 무대에서 영상 편지

배우 조승우(28)는 작별방식도 드라마틱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영화 《타짜》 《말아톤》의 주인공이었던 조승우는 15일 오후 '팬들 모르게' 논산훈련소에 입소했고, 다음날인 16일 LG아트센터에서 《지킬 앤 하이드》를 보는 관객에게 영상 편지로 이별 메시지를 전한다.

조승우는 충무로(영화)와 대학로(뮤지컬)를 동시에 지배한 거의 유일한 배우다. 특히 뮤지컬의 경우 발매 당일 초고속 매진, 경매 사이트에서 2~3배 표값 상승 등의 신드롬을 낳으며 공연시장을 이끌었다. '캐스팅하고 싶은 배우 0순위'로 꼽히는 그가 조용히 입대한 것이다. 한 30대 여성 관객은 "제대하는 2010년 10월까지 조승우 없는 2년을 어떻게 견딜지 모르겠다"고 했다.

16일 《지킬 앤 하이드》 공연장에서 뮤지컬 관객들이 듣게 될 영상 편지에서 조승우는 군 복무를 '여행'으로 표현했다. 이 뮤지컬은 조승우가 2004년 주인공 지킬·하이드를 맡아 히트시킨 작품으로 이날 300회를 맞아 조승우를 비롯해 역대 주요 배우들의 인사를 영상 편지로 담았다.

"《지킬 앤 하이드》가 벌써 300회나 되었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데, 여러분들 덕분에 300회까지 무사히 잘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아마 2년간 '여행'을 가 있을 것 같은데 갔다 와서도 역시나 또 《지킬 앤 하이드》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무대에서) 제가 풀지 못했던 것들도 있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조승우)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연출가 김민기는 조승우를 '또라이' '미친 놈'이라고 부른다. 어린 나이에 연륜이 필요한 배역까지 잘 소화한다는 애정 담긴 반어법이다. 조승우는 "《지하철 1호선》을 통해 공연을 하며 즐길 줄 알게 됐다. 《지킬 앤 하이드》와 《헤드윅》은 다 쏟아내도 뭔가 채워지는 게 있어 좋은 작품"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헤드윅》에서 애드리브를 많이 구사했는데,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이 공연을 보러 왔을 때는 대뜸 "진짜 미녀는 괴롭냐?"고 물어 관객을 웃겼다.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촬영이 끝난 지난달 말 머리를 짧게 깎은 조승우는 《말아톤》의 초원이 같았다. 15일 훈련소 앞 식당에서 소속사 직원들, 친구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육군 훈련병 신분이 된 그는 배웅해준 사람들에게 "잘 다녀올게"라며 손을 흔들었고 환하게 웃었다고 한다. 동행한 뮤지컬 배우 최재웅(계원예고 동기)은 "승우와 같은 차를 타고 내려가면서 음악을 들으며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았다. '100일 휴가 때 보자'며 담담하게 들어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