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하실래요 중독되실래요 아님 놀아보실래요

  • 박돈규 기자

입력 : 2008.12.04 03:20

12월 뮤지컬의 3色 유혹

뮤지컬 40여 편이 집중된 연말 시즌에 절대 강자는 없었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조용신 공연칼럼니스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 등 뮤지컬 전문가 3명이 평가한 '12월 뮤지컬 추천작'은 표가 분산됐다. 태양의서커스 내한공연 《알레그리아》, 노래의 중독성이 강한 《지킬 앤 하이드》, 우리 배우들이 공연 중인 《캣츠》(이상 가나다순)가 상대적으로 많은 별점을 챙겼다.

27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텐트극장에서 공연하는 《알레그리아》는 회전하는 몸과 몸을 교차시키는 〈파워 트랙〉, 장대 위에서 공중제비를 도는 〈러시안 바〉 등 위태로운 곡예로 서커스의 미학을 보여준다. 원종원 교수는 "이야기나 감동을 기대한다면 좀 실망할 수도 있지만, 올 연말 가족 나들이용 콘텐츠로는 최고"라고 말했다. 이유리 교수는 그러나 "서커스다운 종합예술적 연극성이 약한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내년 2월까지 LG아트센터를 채우는 《지킬 앤 하이드》는 검증된 히트작이다. 조용신씨는 "더 풍부해진 무대와 균형 잡힌 연출, 배우들 기량이 믿음직스럽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유리 교수는 "감정의 섬세한 완급 조절이 부족하다"고 했다.
잠실 샤롯데씨어터의 《캣츠》는 바람둥이 럼 텀 터거, 볼품없이 늙어버린 그리자벨라, 전직 배우 거스 등 다양한 고양이들의 사연을 춤과 노래로 풀어낸다. 이유리 교수는 "탄탄한 원작에 시간(장기공연)의 힘이 더해져 안정 궤도에 올랐다"고 말했다. 원종원 교수는 "한국적 해석과 음향은 보강할 필요가 있다"면서 "마법사 고양이(유회웅)의 몸짓은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28일 국립극장에서 폐막하는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고전을 현대화한 연출이 돋보인다"(조용신) "주인공 테비에가 극을 이끌어가지 못했다"(원종원)는 상반된 평을 함께 받았다. 12월 개막작 중에는 초연의 성공에 힘입어 중극장으로 부피를 키운 《형제는 용감했다》가 기대작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