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11.24 09:49
우울증 훌훌 털고 행복 바이러스 전파
가수 자두(26·본명 김덕은)는 만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엔돌핀을 돌게 하고 ‘행복 바이러스’를 옮겨준다. 그녀는 요즘 뮤지컬 ‘온에어 시즌 2’(2009년 1월 4일까지 서울 대학로 스타시티 3관)에 출연하며 ‘행복 바이러스’를 대대적으로 퍼뜨리고 있다.
자두가 처음으로 출연하는 뮤지컬 ‘온에어 시즌 2’에는 자두뿐만 아니라 김다래, 오종혁, 김동욱 등이 출연한다. 라디오 방송 현장이라는 설정답게 이광조의 ‘오늘 같은 밤’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 등 귀에 익은 가요가 많이 등장하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자두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곡 ‘커피 한 잔’을 직접 부르기도 한다. “낯익은 얼굴들이 많이 출연하고 기존의 가요를 편곡한 것이 많아서 부담 없이 보실 수 있어요. 하지만 연예인들도 똑같은 기준으로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고 똑같이 연습하면서 훈련 받았답니다.”
작품 얘기를 할 때 눈이 반짝이며 자연스럽게 목소리 톤이 올라가는 자두였지만 ‘온에어’에 출연하기까지 고민도 많았다고 한다. 특히 무대에 오르기 2주 전에 호주 공연이 잡혀서 연습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제가 외국에 다녀오는 동안이 리허설 기간이었어요. 이때 작품 수정이 많았거든요. 다래 언니랑 종혁이가 도와주고 격려해줬어요. ‘덕은아, 꼭 같이 해보자’라고 해줘서 힘을 낼 수 있었어요. 특히 저와 우아미 역을 함께 맡은 다래 언니는 자신의 연습이 없는 날에도 나와서 바뀐 것들을 제게 알려줬고요.”
자두는 오래전부터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고 한다. “요즘엔 연예인들이 뮤지컬에 많이 출연하니까 말들도 많잖아요. 그런데 우아미 역할은 물론 스태프와 동료 배우들이 너무 좋아서 이번 기회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았어요. 배우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한 훈련이 고되긴 하지만 열심히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극중 자두가 맡은 역할은 밝고 귀엽지만 4차원의 정신세계를 가진 라디오 작가 ‘우아미’. 김다래와 함께 더블 캐스팅으로 출연하고 있다. 김다래와 자두는 연예계 단짝 스타로 유명하다. “다래 언니와는 2004년 라디오DJ를 하면서 친해졌어요. 연예계는 제가 선배였고 나이는 언니가 세 살 많았는데 둘이 취향이 비슷했어요. 함께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더욱 친해졌죠.”
지금은 한없이 밝고 그늘 한 점 없어 보이는 모습이지만 한때 자두는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 “김밥(3집 타이틀곡)을 발표했을 때 최고조였어요. 대중 앞에서 자두는 언제나 밝고 힘이 넘쳐야 했거든요. 하루하루 괴리감 속에서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술에 의지하기도 했어요. 독실한 기독교 집안인데도 엄마가 술 마시는 것을 눈감아 줄 정도였어요.”
예전에 자두는 술자리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걸로 유명했는데 이제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됐다고 한다. “원래 종교에 관심이 없었어요. 엄마가 억지로 끌고 가서 예배를 드리곤 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제 스스로 가고, 남에게도 권하고 있죠. 특히 크리스천 연예인 공동체인 미제이(MEJ·Mission of Entertainers in Jesus)를 열심히 다니고 있어요.”
이 모임에는 손담비, 길건, 별, 오지헌 등 많은 연예인이 함께 하고 있다. “이제는 예전 자두의 밝은 이미지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찾고 있어요. 김덕은과 자두가 다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하나라는 것을 진실로 느끼거든요.”
이처럼 변화한 자두의 마음 때문인지 지난 4월 발매한 5집 ‘해피 네트워크’는 한결 성숙한 느낌을 준다. 타이틀곡 ‘커피 한 잔’은 이전 자두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편안함이 가해졌다. “‘더 자두’가 아닌 ‘자두’ 이름으로 낸 첫 솔로앨범이에요. 작사부터 재킷 이미지까지 모두 참여했죠. 그렇게 하나하나 제 손이 들어간 앨범이라 더욱 애착이 가요. 음악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고요.”
‘6집 앨범은 언제 나오냐’고 묻자 당분간 뮤지컬과 쇼핑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자두는 2005년 12월부터 ‘두야두’란 이름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안 망한 것 보면 신기하기도 해요. 처음에는 오픈마켓으로 시작해 점점 규모를 늘린 거예요. 처음에는 손익분기점 계산도 못했고 함께 일하던 남동생도 아파서 힘든 일이 많았어요.”
자두는 “오늘 입은 옷도 쇼핑몰에 있는 거예요. 무대의상도 모두 제가 고른 것이고요”라고 했다. “아직은 수익이 그리 많지 않아요. 그렇지만 이렇게 제가 항상 자랑스럽게 입을 수 있는 옷을 팔려고 해요. 스타일도 점점 업그레이드되고 있어요. 제품의 질도 더 좋은 것으로 하도록 노력하고요.”
가수 활동, 뮤지컬 출연, 쇼핑몰 운영 등으로 바빠서 그런지 자두는 동덕여대 실용음악과를 중퇴했다. “2001년에 데뷔해서 지금까지 한 달 이상 쉬어본 적이 없어요. 앨범 활동이 끝나도 DJ, MC, 쇼핑몰 등 끊임없이 무언가를 했죠. 그러다 보니 학교생활에 충실할 수가 없었어요. 도저히 출석일을 채울 수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결단을 내렸죠.”
언젠가 다시 음악공부를 하겠다는 마음은 있다고 한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사실 뮤지컬을 시작하기 전에 뉴욕의 한 아카데미에 오디션 정보까지 알아봤어요. 그곳에서 가수 경력을 인정해줘서 이전에 활동했던 자료만 보내면 입학을 허가해 준다는 정보를 얻고 뮤지컬을 시작했죠. 앞으로 음악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진정한아티스트’라는 말을 들어보고 싶어요. 아티스트란 말 참 멋있는 것 같아요.”
/ 서일호 기자 ihseo@chosun.com
김소연 인턴기자·성신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3년
photo 김승완 조선영상미디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