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11.20 03:48 | 수정 : 2008.11.20 07:12
고곤의 선물
《에쿠우스》의 극작가 피터 셰퍼(Shaffer·영국)다웠다. 남산 드라마센터에서 18일 개막한 《고곤의 선물》(연출 구태환)은 부피가 큰 연극이다. 묵직한 펀치력이 느껴졌다.
46세의 천재 극작가 에드워드 담슨(정동환)이 절벽에서 떨어진 시체로 발견된다. 남편을 잃은 아내 헬렌(서이숙) 앞에 연극학자라는 필립 담슨(박윤희)이 찾아와 "에드워드의 아들이고, 아버지의 평전을 쓰고 싶다"고 말한다. 헬렌이 재생시키는 과거가 이 연극 자체다. 에드워드가 불려나오고, 아들은 아버지의 흔적을 기록하면서 중간중간 끼어든다.
《고곤의 선물》은 복잡하게 뒤엉킨 복수극이다. 에드워드에게는 복수가 정의였고 연극이 종교였다. 문을 두드리면서 "나다, 햄릿. 덴마크의 왕이다"라고 외치고, 청혼도 "내 구원자가 돼 달라"는 식이다. 자신의 성(姓) 담슨을 'damned son(저주받은 아들)'으로 부르는 그는 헬렌과 함께 비극의 고향 그리스로 간다.
46세의 천재 극작가 에드워드 담슨(정동환)이 절벽에서 떨어진 시체로 발견된다. 남편을 잃은 아내 헬렌(서이숙) 앞에 연극학자라는 필립 담슨(박윤희)이 찾아와 "에드워드의 아들이고, 아버지의 평전을 쓰고 싶다"고 말한다. 헬렌이 재생시키는 과거가 이 연극 자체다. 에드워드가 불려나오고, 아들은 아버지의 흔적을 기록하면서 중간중간 끼어든다.
《고곤의 선물》은 복잡하게 뒤엉킨 복수극이다. 에드워드에게는 복수가 정의였고 연극이 종교였다. 문을 두드리면서 "나다, 햄릿. 덴마크의 왕이다"라고 외치고, 청혼도 "내 구원자가 돼 달라"는 식이다. 자신의 성(姓) 담슨을 'damned son(저주받은 아들)'으로 부르는 그는 헬렌과 함께 비극의 고향 그리스로 간다.
드라마센터는 객석이 부채꼴로 무대를 에워싸고 있다. 또 객석 경사가 30도 정도로 높아 아래를 내려다보는 모양새다. 배우들에겐 고통스러운 무대지만 정동환은 밀도 높은 연기와 부드러운 화술로 진폭 큰 배역을 견뎌냈다. 서이숙·박윤희·서희승도 안정적으로 극을 떠받쳤다.
무대는 사각의 링 같았다. 에드워드가 죽는 장면은 거대한 복수극의 하이라이트다. 관객은 마지막에 용서가 복수가 되는 순간과 만난다. 코러스들은 《에쿠우스》의 말들처럼 몽롱한 몸짓과 주문(呪文)으로 육박해온다. 강렬한 연극성으로 기억되는 연극이다.
▶23일까지 드라마센터. (02)889-35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