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부조리극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 18일부터 공연

  • 스포츠조선 김형중 기자

입력 : 2008.11.12 14:44

극단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

인간은 항상 무언가를 갈구한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메시아든 능력있는 지도자든 아무나 와서 좋은 날이 열렸으면 한다. 하지만 그런 세상은 아직 온 적이 없다.


을씨년스런 무대에 황량하게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시간과 장소도 명확하지 않다. 거기다 국적도 불분명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라는 두 사나이가 알 듯 모를 듯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고도란 이를 기다린다. 올 듯 올 듯 하면서 오지 않는 고도. 결국 소년이 나타나 "고도는 오늘 오지 않고 내일 온다"는 김빠지는 메시지를 전한다.


임영웅 연출의 '고도를 기다리며'(베케트 작, 극단 산울림)가 18일부터 12월28일까지 홍대앞 산울림소극장에서 다시 공연된다. 지난 1969년 임영웅에 의해 국내 초연된 뒤 40년째 꾸준히 관객을 만나고 있다. 아비뇽, 파리, 더블린, 그단스크, 도쿄 등 해외에서도 막이 올랐으며, 지난달엔 더블린 트리니티대학 베케트 센터에서 초청받아 '베케트가 반드시 봤어야 할 공연'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20세기 부조리극의 대표작이다. 19세기까지 서구 지성계를 지배하던 이성의 권위가 무너진 뒤 쉽게 설명이 되지않는 불가해한 현실과 인간의 보편적인 상황을 축약했다. 부조리를 통해 역설적으로 현실을 조리있게 보여준 것이다.


한명구(블라디미르) 박상종(에스트라공) 전국환(포조) 등 수차례 이 작품에 출연했던 베테랑 배우들을 비롯해 박윤석(럭키) 김민석(소년) 등이 나선다.


한 작품이 한 연출가와 한 극단의 손으로 40년 동안 공연된 예는 국내외에서 찾기 힘들다. 연출가 임영웅의 뚝심이 빚은 부조리한(?) 역사다. 02)334-5915, 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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