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10.21 03:12
요셉 보이스 展
이화여대 이화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요셉 보이스 전(展)》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이다. 이 전시는 보이스 미술의 핵심 작품들을 맥락과 계열에 따라 충분한 규모(약 150점)로 수집한 한국인 컬렉터 겸 큐레이터 김순주(51)씨가 이화여대의 도움을 받아 기획한 것으로 관람객에게 더 깊고 정교한 미적 감상과 이해의 장을 제공한다.
보이스는 예술가로 사는 동안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원천 삼아 사회적이고 공공적인 미술을 주창하고 실행했다. 그리고 한두 가지로 특정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실험적인 예술 생산물과 예술 정신을 남겼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조형성을 탐구한 드로잉에서부터 자신의 분신이라 여기며 교감한 죽은 토끼와의 퍼포먼스까지, 2차대전을 겪은 유럽인들을 위한 '치유로서의 미술'부터 모든 사람이 곧 예술가라는 '삶으로서의 미술'까지 보이스의 미술세계는 넓고 깊다. 그래서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나라에서도 이 작가가 수용되기 어려운 것이다.
보이스는 2차대전 당시 나치 공군 부조종사로 참전했다. 그는 전후에 전투기가 추락해서 타타르 유목민들의 펠트 천과 지방 덩어리를 이용한 민간 치료를 받고 살아났다고 회고했다. 이 일화를 모른다면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펠트와 지방이 '인간 상호간의 사랑과 보살핌의 매체'라는 맥락을 읽을 수 없다. 또 그런 경험이 어떻게 '개인' 보이스를 공동체적 예술을 실행한 '예술가' 보이스로 성장시켰는지 알기에는 몇 개의 오브제 작품으로는 충분치 않다. 때문에 기획 전시라는 형태가 그 어려움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접근법이 되는 것이다.
이화아트센터의 전시는 보이스의 작품을 '토끼', '펠트', '동독에서 온 생필품들' 등 핵심적인 축으로 묶어 타당하게 분류하여 전시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보이스의 일생과 미술을 쉽게 도해한 독일어 만화를 한국어로 번역해 전시하고, 그의 작업 이력을 소개하는 DVD 영상 방을 따로 마련해 친절한 이해의 길을 마련해 뒀다. 보이스는 생전에 "예술은 삶이며, 삶은 곧 예술"이라는 명제를 던졌다. 그의 말이 진실이라면 전시장에 가서 한 작가를 보다 엄밀히 아는 것도 예술이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 (02)3277-2482
'요셉 보이스' 학술심포지엄 현대미술사학회(회장 김현주)가 25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요셉 보이스: 혁명은 바로 우리다》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연다. 학회 홈페이지(www.kahom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