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10.02 03:26 | 수정 : 2008.10.02 10:28
절대 강자는 없었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조용신 공연칼럼니스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 등 뮤지컬 전문가 3명이 평가한 '10월 뮤지컬 추천작'은 표가 분산됐다. 경희궁에서 공연 중인 《대장금》, 실험적인 무대 언어의 《씨왓아이워너씨》(See What I Wanna See), 한국어로 초연된 《캣츠》(이상 가나다 순)가 상대적으로 많은 별점을 챙겼다. 견해차가 있었지만 《사춘기》 《제너두》도 주목받았다. 10월에는 태양의서커스 《알레그리아》, 체코 뮤지컬 《클레오파트라》가 국내 초연되고 《로미와 줄리엣》 《마리아 마리아》 《싱글즈》도 개막할 예정이다. 10월의 추천작 《대장금》 《씨왓아이워너씨》 《캣츠》 에 대한 평을 정리했다.
◆대장금
고궁의 운치와 현대적 음악의 조화
경희궁 숭정전으로 들어간 《대장금》은 지난해 초연과는 완전히 다른 뮤지컬이다. 장금이의 멜로 라인 외에 권력 이야기를 추가했는데 공연 시간은 90분으로 줄었다. 고궁의 운치, 현대적인 음악, 빠른 장면 전개가 좋았지만 후반부는 해설에 급급해 숨이 가빴다. 중종·민정호·조광조가 부르는 노래 〈뜻을 높이 세우소서〉의 에너지, 장금과 민정호의 이중창 〈미리내〉의 멜로디가 호평받았다.
조용신 공연칼럼니스트는 "음악과 배우들의 기량이 좋지만, 모던하고 판타지를 가미한 작품은 고궁이라는 환경과 서로 부대꼈다"고 말했다. 원종원 교수는 드라마로부터 효과적으로 벗어났다는 데 후한 점수를 줬다. 이유리 교수는 "초연보다 나아졌지만 더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연출과 안무가 아쉽다"고 했다. 12일까지 경희궁. (02)738-8289
◆캣츠
몸은 풀렸는데 목은 덜 풀린 고양이들
고양이들의 춤, 무대 효과로 속을 채운다. 인간 세상에 대한 우화(寓話)다.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에 바람둥이 럼 텀 터거, 볼품없이 늙어버린 그리자벨라, 마법사 미스토펠리스, 기차역 차장 스킴블샹크스, 전직 배우 거스 등 다양한 고양이들의 사연이 풀려 나온다. 이 히트 뮤지컬 삽입곡을 한국어로 듣게 돼 반갑지만 완성도는 부족하다는 평이다. 옥주현의 그리자벨라는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
이유리 교수는 "《캣츠》 내한공연과 비교가 된다"면서 "초반이긴 하지만 배우들이 불안정하고 긴장한 모습을 노출해 고양이들의 자유분방함, 연륜이 살아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원종원 교수는 "가족 뮤지컬다운 한국화만 시키면 아주 대중적인 작품"이라고 했다. 조용신 공연칼럼니스트는 "춤은 만족스럽지만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가창력이 아쉽다"고 평했다. 내년 초까지 샤롯데극장. (02)501-7888
◆씨왓아이워너씨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
일본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의 세 단편 〈덤불 속에서〉 〈용〉 〈케사와 모리토〉를 묶어 '진실이 존재하는가'를 묻는다. 영화 《라쇼몽》의 이야기 뼈대가 됐던 〈덤불 속에서〉는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바꿨다. 지난 7월 예술의전당 초연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었다. 도전 정신과 형식미는 박수받았지만 난해해서 머리를 쥐어뜯은 관객도 있었다.
그러나 두산아트센터로 옮긴 공연은 밀도가 높아졌다는 평이다. 조용신 공연칼럼니스트는 "연출이 정리됐고 연기와 노래도 농도가 짙어졌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원종원 교수는 "뮤지컬적 재미는 부족해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의 균형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낯선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따라 관객 반응이 달라지는 작품이다. 11월 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02)501-7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