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8.23 03:27
120년 보스턴 심포니 부지휘자 성시연
지난달 20일 미국 탱글우드 페스티벌(Tanglewood Festival). 레너드 번스타인과 오자와 세이지 등 유명 지휘자들을 배출해온 이 명문 음악제에서 지휘자 성시연(32)씨가 무대 위에 올랐다. 천장에 지붕을 설치한 반(半) 야외 공연장과 주변 풀밭에는 1만여 명의 관객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이날 멘델스존의 교향곡 4번 '이탈리아' 등을 지휘한 그를 두고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아름답고 투명하면서 활력 있는 연주"라고 평했다. 한국 여성 지휘자로는 처음으로 120여 년 역사의 보스턴 심포니를 지휘한 순간이었다.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에 대해 묻자 성씨는 웃으며 "정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후텁지근했던 날씨"라고 말했다. "연주회에서 저는 물론이고 단원들도 무척 힘들어했어요. 중간 휴식시간에 대형 선풍기를 무대 양쪽에 설치할 수밖에 없었죠." 지난해 보스턴 심포니의 부지휘자로 발탁된 성씨는 내년 4월 정기연주회에서도 버르토크의 〈이상한 중국 관리〉와 코플런드의 〈애팔래치아의 봄〉 등으로 다시 보스턴 심포니를 지휘할 예정이다.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에 대해 묻자 성씨는 웃으며 "정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후텁지근했던 날씨"라고 말했다. "연주회에서 저는 물론이고 단원들도 무척 힘들어했어요. 중간 휴식시간에 대형 선풍기를 무대 양쪽에 설치할 수밖에 없었죠." 지난해 보스턴 심포니의 부지휘자로 발탁된 성씨는 내년 4월 정기연주회에서도 버르토크의 〈이상한 중국 관리〉와 코플런드의 〈애팔래치아의 봄〉 등으로 다시 보스턴 심포니를 지휘할 예정이다.

충분한 레퍼토리 확보는 상대적으로 젊고 경험이 적은 지휘자들이 풀어야 하는 공통과제다. 성씨의 비결은 보스턴 심포니를 지휘하기 위해 방문하는 명 지휘자들의 '대타(代打)'역할을 맡는다는 것이다. 객원 지휘자가 병환이나 사정으로 갑작스럽게 콘서트를 취소할 경우에 차질 없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함께 리허설을 하고 공부하는 역할로 '커버(cover)'라고도 불린다. 그는 "언제나 대기상태인 셈이지만, 대가(大家)들이 어떻게 작품을 해석하고 다가가는지 바로 곁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심포니를 찾았던 수많은 지휘자 가운데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성씨는 전했다. "베토벤 교향곡 5번은 아마도 수없이 연주해 보았겠지요. 그런데도 리허설 시작 전에 인사를 드리려고 찾아가자 지휘자 방에서 악보를 보고 있었어요." 성씨는 "한없이 진지하기만 한 그의 모습을 보면서 '대가'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다음 달 서울시향 콘서트에서는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을 지휘한다.
▶성시연 지휘 서울시향 음악회, 9월19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02)3700-6300
보스턴 심포니를 찾았던 수많은 지휘자 가운데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성씨는 전했다. "베토벤 교향곡 5번은 아마도 수없이 연주해 보았겠지요. 그런데도 리허설 시작 전에 인사를 드리려고 찾아가자 지휘자 방에서 악보를 보고 있었어요." 성씨는 "한없이 진지하기만 한 그의 모습을 보면서 '대가'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다음 달 서울시향 콘서트에서는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을 지휘한다.
▶성시연 지휘 서울시향 음악회, 9월19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02)3700-6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