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8.14 04:34
소림무술이 무용되고… 전통곡예에 발레섞고

경극(京劇)에 특수효과를 넣고, 소림 무술을 무용극으로 만들고, 황실과 사대부의 연극이었던 곤극(崑劇)에 청소년 배우를 출연시키고, 발레와 중국 곡예를 결합하고…. 올림픽은 중국의 공연 양식까지 흔들어놓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뒤섞이는 퓨전 바람이 대륙에 불고 있다.
6년간 4000억 원을 들여 지은 국가대극원(國家大劇院)이 물 위에 뜬 여의주 형상으로 문예부흥을 상징하는 하드웨어라면, 중국은 올림픽 기간에 극장을 채울 소프트웨어들도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다. 2억 위안(약 3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2002년부터 5년간 진행한 '국가무대예술 정품공정'이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 50개를 확보하라"가 지상과제였다.
중국 문화부는 지난 3월부터 올 9월 말까지 베이징에서 중국 브랜드공연 140여 편(600여 회)을 공연한다. 정품공정에 선정된 명품들을 비롯해 경극·곤극·월극(越劇) 같은 전통극들, 국립예술단체 우수작들, 소수민족 공연물 등이다. 올림픽 개막식 연출자인 장이머우(張藝謀)의 발레극 '홍등(紅燈)', 소림 무술을 무용극으로 만든 '바람 속의 소림(風中少林)', 발레에 중국 곡예를 접목한 '백조의 호수' 등 이미 공개된 작품들을 보면 전통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포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6년간 4000억 원을 들여 지은 국가대극원(國家大劇院)이 물 위에 뜬 여의주 형상으로 문예부흥을 상징하는 하드웨어라면, 중국은 올림픽 기간에 극장을 채울 소프트웨어들도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다. 2억 위안(약 3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2002년부터 5년간 진행한 '국가무대예술 정품공정'이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 50개를 확보하라"가 지상과제였다.
중국 문화부는 지난 3월부터 올 9월 말까지 베이징에서 중국 브랜드공연 140여 편(600여 회)을 공연한다. 정품공정에 선정된 명품들을 비롯해 경극·곤극·월극(越劇) 같은 전통극들, 국립예술단체 우수작들, 소수민족 공연물 등이다. 올림픽 개막식 연출자인 장이머우(張藝謀)의 발레극 '홍등(紅燈)', 소림 무술을 무용극으로 만든 '바람 속의 소림(風中少林)', 발레에 중국 곡예를 접목한 '백조의 호수' 등 이미 공개된 작품들을 보면 전통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포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이달 5일 매란방대극원에서는 곤극 청춘판 '모란정(牡丹亭)'이, 국가대극원에서는 월극 '양산백과 축영대(梁山伯與祝英台)'가 나란히 개막했다. 사라질 위기에 놓인 곤극은 중국 전통극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2004년 초연된 청춘판 '모란정'은 숙련된 노(老)배우들 대신 젊은 배우들을 기용해 중국 전역에서 히트한 작품이다. 일본의 다카라즈카(寶塚)처럼 여성이 남성 배역을 맡는 월극 '양산백과 축영대'는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린다.
유혈사태가 벌어진 티베트, 대지진을 겪은 쓰촨(四川)성을 의식한 전통극들도 '올림픽 리스트'에 올라 있다. 중국경극원과 서장(티베트)장극단이 함께 만든 장극(藏劇) '문성공주'는 20~23일 매란방대극원에서 관객을 만난다. 문성공주는 티베트로 시집간 당나라 황실의 딸이다. 쓰촨의 전통극인 천극(川劇) '진쯔(金子)'도 26~27일 같은 무대에 오른다. 역경을 극복하는 강인한 여인상을 그린 '진쯔'에는 순식간에 얼굴을 바꾸는 변검술도 등장한다.
배우 예술인 경극도 변화하고 있다. 14일까지 국가대극원에서 공연하는 신시각 경극 '백사전(白蛇傳)'이 대표적이다. 전통 경극이 배제했던 특수효과와 조명술, 새로운 연출법을 신시각(新視覺)이라는 용어에 담았다. 중국희곡학원의 왕샤오옌(王曉燕) 교수는 "올림픽을 계기로 현대적인 경극, 경극의 국제화에 대한 모색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올림픽 무대를 겨냥한 '메이드 인 차이나' 브랜드 공연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중앙과 지방에서 예술가들과 단체들의 창작력을 길러줬지만, 선정 심사 기준에서 작품의 사상성이 10%를 차지하는 등 정부 주도의 문화정책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오수경 한양대 중문과 교수는 "대형 작품들만 진열해놓아 아기자기한 맛을 즐길 기회는 오히려 줄었다"고 평했다.
유혈사태가 벌어진 티베트, 대지진을 겪은 쓰촨(四川)성을 의식한 전통극들도 '올림픽 리스트'에 올라 있다. 중국경극원과 서장(티베트)장극단이 함께 만든 장극(藏劇) '문성공주'는 20~23일 매란방대극원에서 관객을 만난다. 문성공주는 티베트로 시집간 당나라 황실의 딸이다. 쓰촨의 전통극인 천극(川劇) '진쯔(金子)'도 26~27일 같은 무대에 오른다. 역경을 극복하는 강인한 여인상을 그린 '진쯔'에는 순식간에 얼굴을 바꾸는 변검술도 등장한다.
배우 예술인 경극도 변화하고 있다. 14일까지 국가대극원에서 공연하는 신시각 경극 '백사전(白蛇傳)'이 대표적이다. 전통 경극이 배제했던 특수효과와 조명술, 새로운 연출법을 신시각(新視覺)이라는 용어에 담았다. 중국희곡학원의 왕샤오옌(王曉燕) 교수는 "올림픽을 계기로 현대적인 경극, 경극의 국제화에 대한 모색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올림픽 무대를 겨냥한 '메이드 인 차이나' 브랜드 공연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중앙과 지방에서 예술가들과 단체들의 창작력을 길러줬지만, 선정 심사 기준에서 작품의 사상성이 10%를 차지하는 등 정부 주도의 문화정책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오수경 한양대 중문과 교수는 "대형 작품들만 진열해놓아 아기자기한 맛을 즐길 기회는 오히려 줄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