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8.09 04:41 | 수정 : 2008.08.09 09:22
아시아 미술계의 차세대 유망주 777명이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아시아프'(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가 개막 사흘 만에 1만 명에 육박하는 관람객이 몰리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아시아프가 열리고 있는 서울역 구역사(舊驛舍)에는 8일 하루도 3573명이 찾아 6일(3140명)과 7일(3026명)에 이어 연 사흘 3000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한여름의 미술축제를 즐겼다. 누적 관람객 숫자는 9739명이다. 작가와 관객, 화상(畵商)과 큐레이터들은 "이제껏 이런 전시는 없었다"며 행복해 하고 있다.
◆"다른 이 작품 보며 자극받아" "진짜 '작가'로 데뷔한 느낌"(작가들)
조각 3점을 출품한 송원진(27·국민대 졸업) 씨는 "개인전을 두 번 해봤지만 오는 사람이 한정돼 있어 아쉬웠다"면서 "《아시아프》에 연일 3000명 넘게 관객이 밀려들면서, 이들에게 내 작품을 보여준다는 흥분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내 또래 젊은이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내가 모르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좋은 자극이 됐다"고 했다.
박찬국(26·국민대 회화과 4년) 씨는 《아시아프》를 통해 생전 처음 그림을 팔아 돈을 벌었다. 그는 의학서적에 암세포 일러스트를 그리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 300만원에 《아시아프》에서 작품을 판매한 320만원을 합쳐서 졸업 후에 쓸 작업실을 얻을 계획이다.
◆"힘들지만 값진 경험" "관객들 열기에 놀라"(자원봉사자들)
'샘'(SAM·학생 아트 매니저) 최연주(24·영남대 조소과 4년) 씨는 "너무 성황을 이루는 바람에 화장실 갈 시간도, 물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었고 근무가 끝나고 나니 힘들어서 밥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다"면서도 "전문적인 컬렉터가 아니라도, 집에 그림을 걸고 싶어하는 보통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미술계의 장래가 밝을 거라는 기대가 생겼다"고 했다.
◆"서울역이 '미술관' 된 느낌"(관람객들)
아들(7)과 함께 온 주부 임명옥(45·서울 둔촌동) 씨는 "미술이 부담 없이 가까워진 느낌"이라며 "앞으로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선뜻 들어가서 그림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학생 한지예(19) 씨는 "신문사가 유명 작가의 값비싼 작품에만 관심을 쏟지 않고 젊은 무명 작가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 멋지다"며 "내 또래 젊은 작가들이 그린 그림을 더 보기 위해, 2부에도 꼭 와야겠다"고 했다.
아시아프는 1부(6~10일)와 2부(13~17일)로 나뉘어 모두 2300점의 작품을 전시·판매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오후 7시(입장은 오후 6시까지). 관람료는 성인 2000원, 어린이·청소년 및 10인 이상 단체 1000원. (02)775-0171~3